노인이 많은 지역에 의료기기 체험·홍보관을 차린 뒤 시중 가격보다 10배가 넘는 금액에 팔아 부당 이익을 보는 일당이 기승을 부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거액을 챙기고 잠적하는 ‘떴다방’이 여전히 활개를 쳐 단속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7일 머니투데이에 따르면 의료기기업체 H사는 지난해 1월부터 지난 6월까지 경남 진주시에 체험·홍보관을 차려 노인들에게 온열매트와 안마기 등 의료기기를 무료로 체험할 수 있다고 꼬드겼다. 이후 일당은 의료기기와 건강기능식품 등을 시중 동일 기능의 제품과 비교할 수 없는 비싼 값에 팔고 자취를 감췄다.

이들은 동네 노인들에게 서울 본사 체험을 시켜주고 한의대 교수라는 사람을 불러 효능을 홍보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방송인 J씨도 홍보모델로 내세우는 등 치밀한 방법으로 허위·과대광고에 공을 들였다고 매체는 전했다.

결국 노인들은 지갑을 열었다. 한 80대 노인은 1200만원을 들여 글루코사민 건기식 360일치와 은행잎·마리골드꽃 추출물이 함유된 건기식 6개월분, 30만원짜리 베개를 샀다. 이 마을의 다른 노인들도 H사 제품 구매에 1000만원 이상 썼다. 그리고 올해 6월 H사는 운영하던 홍보관을 닫고 잠적했다고 한다.

실제로 노인들이 구매한 금액은 터무니 없이 높은 가격이다. 네이버 쇼핑에서 검색한 결과 다른 업체의 ‘글루코사민+오메가-3’ 30일분은 3만1700원에 팔리고 있다. 단순 계산으로 1년 분이면 38만400원이지만 심지어 많이 살수록 할인까지 된다. 여기에 마리골드꽃 추출물 관련 제품의 1년 치 가격이 통상 60만원대인 것으로 확인됐다. 30만원 상당의 베개까지 구입한 80대 노인의 사례와 비교하면 10배가 넘는 금액임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게다가 H사는 2017년 12월에도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떴다방 단속에 적발된 전력이 있다. 당시 식약처는 H사를 포함한 42곳을 형사고발했다. 그럼에도 H사는 올해까지 떴다방 불법영업을 저지른 것으로 매체는 보도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매년 무료체험방 현장점검을 1000개소 이상 실시하고 있다"며 "올해에도 4분기에 무료체험방 현장점검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H사에 대해 관할 지자체를 통해 거짓·과대광고 위반사항을 즉시 점검하고 해당 업체와 관련 있는 영남지역 체험방의 경우 올 4분기 현장점검 때 포함하는 것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매체에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