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일감몰아주기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KT 본사와 자회사에 대한 강제 수사를 벌였다. KT 일감몰아주기 의혹 뿐만 아니라 KT가 관계사를 매입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배임 혐의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부장검사 이정섭)는 이날 오전 9시 30분께 KT 본사와 KT클라우드, 자회사인 오픈클라우드랩(전 스파크앤어소시에이츠) 사무실과 윤경림 전 KT 사장의 주거지 등 7∼8곳을 대상으로 압수 수색했다. KT의 배임 혐의와 관련한 물적 증거 확보 차원이다. 검찰 관계자는 "구현모 전 KT 대표의 일감 몰아주기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고가 매입 의혹과 관련해 문제 제기가 있었으며, 구체적인 수사 단서도 확인돼 증거 확보가 필요하다고 보고 압수수색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KT가 ‘스파크앤어소시에이츠’를 매입하는 과정에서 정상적인 금액보다 더 비싸게 매입하는 등 배임을 저질렀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9월 KT클라우드는 스파크앤어소시에이츠 지분 100%를 206억 8000만 원에 매입한 바 있다. 당시 구 전 대표와 윤 전 KT 사장은 각각 KT 대표이사와 그룹 트렌스포메이션 부문장으로서 의사결정에 참여했다. 검찰은 이들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 피의자로 입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강제수사는 사실상 KT 일감몰아주기 의혹의 ‘2라운드’로 해석된다. 앞서 검찰은 KT 경영진이 자회사인 KT텔레캅의 시설관리 업무를 하청업체 KDFS와 KSmate에 몰아주고, 이를 통해 수십억 원대의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을 수사해왔다. 해당 일감 몰아주기가 구 전 대표 등 ‘윗선’의 압력에 의해 이뤄졌다는 판단 하에 검찰은 구 전 대표·남 전 대표와 현 대표이사 직무대행인 박종욱 경영기획부문장 등을 상대로 지난달 20일 대대적 압수수색을 벌이기도 했다. 의혹과 관련해 2017년부터 올해까지 허위 자문료 지급·자녀 2명의 허위 직원 등재 등 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는 황욱정 KDFS 대표는 1일 횡령·배임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상태다. 지난달 31일에는 남중수 전 KT 대표이사를 소환해 조사하기도 했다.
당초 검찰은 KT 일감몰아주기 의혹의 ‘정점’으로 꼽히는 구 전 대표를 이달 소환할 방침이었지만 연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진행된 압수수색으로 확보된 자료를 분석하는 등 배임 혐의에 대한 추가 조사를 마친 뒤 구 전 대표에 대한 소환조사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