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이 저마다 인공지능(AI) 산업에서 패권을 쥐기 위해 경쟁하는 가운데 국내 AI 비즈니스 역량이 연구 부문에서 축적해 온 경쟁력 대비 부족해 이를 보완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AI 사업이 산업 지형을 근본적으로 뒤바꾸는 중요 기술로 부상하는 만큼 비즈니스 경쟁력을 끌어올려야 할 때라는 지적이다.
영국의 데이터분석 미디어 ‘토터즈’가 발간한 ‘글로벌 AI 인덱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으로 전세계 62개국 중 우리나라의 AI 경쟁력은 6위 수준으로 평가됐다. 지난 2020년 8위였다가 3년 만에 두 계단 상승했다. AI 경쟁력은 인재 수준, 연구 인프라, 정부 전략, 연구 역량 등 민간과 공공 영역을 아우르는 7개 항목을 바탕으로 평가된다.
AI 경쟁력이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지만 기술과 아이디어를 사업으로 바꿔내는 비즈니스 역량 부문은 여전히 경쟁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전반적 평가에서 6위를 기록했지만 ‘사업화(Commercial)’ 부문은 8.3점으로 18위를 기록해 평가 부문 중 가장 저조했다. 사업화 경쟁력은 전체 부문에서 7위를 기록한 이스라엘(40.5점)의 5분의 1 수준이며 8위와 9위를 기록한 독일(10.3점)과 스위스(13.3점) 보다도 낮았다.
이는 AI 기술을 다소 학문적 관점으로 접근해 온 국내 연구 풍토와 무관하지 않다. AI 관련 연구 범위를 넓게 보면 언어모델의 정확도를 높이는 것과 같은 상대적으로 순수한 학문적 연구 주제 외에도 모델을 적용되는 다양한 도메인에 맞게 접목하는 방식, 모델을 실제 서비스나 애플리케이션으로 만드는 과정 등이 있는데 국내에서는 비교적 후자에 대한 관심이 부족했다는 것이다. 김주호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산학부 교수는 “작은 나라에서 특정 분야에 집중해 성과를 내려다보니 아무래도 기술 그 자체에만 집중하는 측면이 있다"면서 “학문적인 관점에서 의미있는 결과가 곧바로 수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닌 경우가 많기 때문에 기술 상용화로 수익을 낼 수 있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할 시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