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사는 옆집 여성 집에 속옷을 훔치러 무단 침입한 3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으나, 도망과 증거인멸 우려가 없다며 구속영장이 기각돼 피해자가 불안에 떨고 있다.
지난 28일 서울 강서경찰서에 따르면 30대 남성 A씨가 강도상해 혐의로 지난 1일 체포됐다.
A씨는 지난달 21일 오전 1시 40분쯤 강서구 화곡동에서 20대 여성 B씨가 혼자 사는 집에 몰래 들어간 혐의를 받는다. 또 도망치는 과정에서 B씨를 다치게 한 혐의도 있다.
경찰 등에 따르면 A씨는 B씨가 집에 없는 사이 B씨 집에 몰래 침입했다. A씨는 귀가한 B씨가 침실 방문과 벽 사이에 서 있던 자신을 보고 놀라 소리를 지르자 B씨를 밀친 뒤 도망갔다. 이 과정에서 B씨는 팔과 얼굴에 전치 3주의 부상을 입었다.
A씨는 B씨의 옆집에 사는 이웃 주민이었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속옷을 훔치러 들어갔다”고 범행을 시인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지문 등 흔적을 남기지 않으려고 장갑을 낀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강도상해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하지만 서울남부지법은 “직업이 있고 가족과 주기적으로 연락하는 등 도망과 증거인멸 우려가 없다”며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피해자인 B씨는 접근금지 명령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을 알아봤지만 스토킹, 가정폭력, 아동학대 등의 혐의가 아니면 접근금지 명령 신청 대상이 안 된다는 답변을 받았다.
B씨는 사건 이후 정신과 진료를 받고 있다. B씨는 집에 돌아갈 엄두가 안 나 한 달간 직장 동료의 집에서 지냈다. A씨는 현재 거처를 옮긴 것으로 알려졌으나 B씨는 여전히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KBS에 따르면 B씨는 “문틈을 보는 것도 힘들다. (밖에서) 움직이는 소리가 다 들린다. (집에) 혼자 있으면 손이 떨린다”면서 “(가해자가) 내 집을 다 아는 상태이지 않나. 내가 이사 가지 않는 이상 (두려움은 계속될 것 같다)”고 토로했다.
경찰은 B씨에게 스마트워치를 지급하고, 112시스템에 안전조치 대상자로 등록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