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똑같이 코스닥에서 코스피 시장으로 이전하기로 결정한 2차전지주 엘앤에프(066970)와 포스코DX(022100)의 주가가 크게 엇갈렸다. 엘앤에프는 이전 상장 직후 주가가 급락했고 포스코DX는 8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투자 전문가들은 포스코DX의 경우 시장 참여자들이 이전 상장을 미처 예상하지 못한 반면 엘앤에프는 사전에 어느 정도 예측했다는 점이 주가 향방을 갈랐다고 분석했다.
30일 코스닥 시장에서 엘앤에프는 전날보다 7.40%(1만 7500원) 하락한 21만 9000원에 마감했다. 엘앤에프는 코스피 이전 상장을 공식화한 28일에는 7.71% 올랐다가 29일부터 0.42% 하락하며 내림세로 전환했다. 외국인과 기관 투자가가 연이틀 ‘팔자’에 나선 탓이다.
이와 달리 포스코DX는 이날도 전날보다 1.36% 오른 4만 8300원에 마치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장중 한때는 주가가 5만 원을 넘기도 했다. 포스코DX는 이전 상장을 공식화한 23일부터 8거래일 동안 단 하루도 쉬지 않고 상승했다. 이달 중순까지만 해도 2만 9000원대에 불과했던 주가가 금세 5만원 선 가까이 치솟으면서 포스코DX의 코스닥 시가총액 순위도 엘앤에프에 이은 5위까지 올랐다.
전문가들은 두 종목의 주가 엇갈림은 이전 상장 호재의 사전 반영 여부가 결정했다고 진단했다. 포스코DX의 이전 상장은 투자자들의 예측 범위에 없던 소식이지만 엘앤에프는 그렇지 않았다는 분석이었다. 유가증권시장 이전 상장은 일반적으로 기업 이미지 개선, 외국인·기관의 투자 유치 효과 때문에 주식시장에서는 호재로 분류된다. 코스닥150 종목이 코스피로 이전하면 코스피200 편입 전까지는 공매도가 불가능하다는 점도 주가 강세 요인이다. 엘앤에프와 포스코DX는 현재 코스닥 시장에서 공매도 수량 상위 기업으로 꼽힌다.
박진수 신영증권 연구원은 “엘앤에프는 이미 지난달 이전 상장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며 “투자자들 사이에서 관련 기대가 이미 컸던 만큼 주가가 지속적으로 오르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포스코DX는 리튬·니켈·양극재·음극재 등 2차전지 소재 생산을 위한 공장에 적용되는 스마트팩토리 시스템을 공급하는 회사다. 엘앤에프는 2차전지 양극활물질과 관련 소재 제조·판매를 주요 사업으로 삼는 업체다.
전문가들은 포스코DX에 관해서는 포스코그룹 효과도 톡톡히 보고 있다고 봤다. 그룹 전체 2차전지 사업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포스코DX의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65%, 98% 증가한 7758억 원, 643억 원을 기록했다. 계열사인 포스코퓨처엠의 이전 상장 성공 사례도 투자심리를 자극하는 요소로 지목했다. 포스코퓨처엠은 2019년 5월 코스피로 이전 상장한 뒤 주가가 5만 5500원에서 40만 원 대로 7배 넘게 뛰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