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뭘 쳐다 보냐 XX” 10대 여학생 흉기로 위협한 남성에게 '집행유예' 왜?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본문과 직접적 연관은 없음. 연합뉴스

“뭘 쳐다 보냐 XX, 찔러버릴까.”


부산 지하철에서 자신을 쳐다봤다는 이유만으로 10대 여학생에게 가위를 휘두른 남성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법 형사12단독 지현경 판사는 특수협박·특수재물손괴 미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게 징역 6개월,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공소 사실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9월 오후 10시께 부산 부암역에서 가야역 방향 지하철 2호선 전동차 안에서 10대 청소년 B양이 자신을 쳐다보자 시비를 건다고 여겼다.


A씨는 B양에 “뭘 쳐다보냐 OO, 찔러버릴까”라며 욕설을 하고 소지하고 있던 가위를 꺼내 찌를 듯이 위협했다.


전동차에서 내린 이후에도 분이 풀리지 않던 A씨는 양산행 2호선 승강장 앞에서 가위로 스크린도어를 1회 내리쳐 손괴하려고 했다.


이에 재판부는 “A씨는 지하철 객실과 승강장에서 위험한 물건을 휴대해 범행을 저질렀다”며 “특히 특수협박죄는 아무런 관계도 없는 미성년 여성을 상대로 한 것으로 죄질이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특수협박 피해자 측과 합의했고 특수재물손괴는 미수에 그쳤다”며 “1회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외에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은 유리한 정상”이라고 양형의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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