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정부가 5000개 품목의 소매 식품에 가격 상한제를 적용한다. 가파른 식품 인플레이션 속에 올해 초부터 식품 가격 제한을 시도해 왔지만 기업들이 소극적으로 임하자 적용 품목을 확대하기로 한 것이다.
미국 CNN 방송에 따르면 브뤼노 르메르 프랑스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프랑스 공영 ‘프랑스2’ 방송에 출연해 75개 대형 식품 소매 및 제조업체가 5000개 식품의 가격을 동결 또는 인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르메르 장관이 지난 이틀 동안 이들 기업의 경영진과 회담한 후 나온 합의다. 그는 “(가격 상한제는) 식품 가격 상승을 확실히 끊는 것을 목표로 한다”며 일반적인 슈퍼마켓에서 판매하는 상품의 약 25%가 이번 조치를 적용받는다고 설명했다.
앞서 프랑스는 올해 3월 식품 소매기업들에 가격 인하를 권고한 데 이어 6월에는 75개 기업들과 수백 개 식품의 가격을 내리거나 동결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실제로 약속을 이행한 기업은 절반이 채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나자 이번에 재차 논의를 진행했다. 르메르 장관은 이날 “생산 비용이 떨어졌음에도 많은 유통업체가 이를 소매가격에 반영하지 않고 있다”며 지속적인 제재를 통해 가격 인하를 관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유니레버, 펩시코, 네슬레가 비협조적이라고 비판하면서 “대형 다국적 기업은 훨씬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다”고 압박했다.
이날 발표된 프랑스의 8월 식품 물가상승률은 전년 동기 대비 11.1%를 기록해 전체 물가상승률(5.7%)의 2배에 육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