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 아파 병원갔더니 뱃속에 40년 전 죽은 '태아'가?…"임신한 줄 몰랐다"

35년 간 석태아 품은 73세 알제리 여성. 더 선 캡처

복통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은 멕시코의 80대 여성의 복부에서 40년째 죽은 채로 있던 태아가 발견돼서 화제다.


지난달 26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은 멕시코 두랑고의 한 병원을 찾은 80대 여성 A씨의 배 속에서 복중 태아가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병원 측에 따르면 태아는 임신 40주 정도에 사망했으며, 사망한 지 40년 이상 지난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84세인 A씨는 심한 복통에 병원을 찾았다가 이 같은 사실을 알게 됐다. 병원 측이 복통의 원인을 찾기 위해 촬영한 영상에서 형체가 뚜렷한 태아를 발견했다. A씨를 진료한 의사 알레한드로 산체스는 "자기공명영상을 보니 상당히 큰 태아가 보였다. 복중태아는 이미 미라가 된 상태였다"고 말했다.


A씨는 40년 전 자신이 임신했었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다. 그는 "아기를 가진 적이 없는데 몸속에 죽은 아기가 있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다"며 큰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현지 병원 측은 자궁 외 임신이면 A씨가 임신 사실을 몰랐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자궁 외 임신은 수정란이 자궁 내에 착상하지 않고 나팔관이나 복강 내 혹은 난소나 자궁경부에 착상하여 자라는 임신을 말한다.


A씨의 사례처럼 자궁 내에서 사망한 태아가 자궁 밖으로 배출되거나 융해되지 않은 채 몸속에서 딱딱하게 굳어 미라화되는 것을 '석태아'라고 한다.


영국 왕립의학회지에 따르면 의학 문헌에 기록된 석태아 사례는 290건에 불과할 정도로 희귀한 현상이다. 지난 2009년 92세의 중국 여성 몸속에서 석태아가 발견된 적이 있다. 또 지난 2021년에는 알제리의 한 여성이 젊은 시절 7개월 된 아이를 유산한 후, 석회화가 진행된 태아를 35년간 품고 다닌 사례도 있다.


한편, A씨의 복통은 단순한 배탈인 것으로 확인됐다. 복중 태아와 복통 간 관계는 확인되지 않았다. 병원은 복중 태아의 처리 방안을 놓고 논의를 한 끝에, A씨가 고령인 점, 40년간 A씨의 건강에 복중 태아가 큰 위협이 되지 않은 점 등을 감안해 수술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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