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반도체가 SK하이닉스로부터 416억 원 규모 고대역폭메모리(HBM) 공정 장비를 수주했다고 1일 밝혔다. 이는 한미반도체 창사 이후 단일 수주계약 최대 규모로 전년 매출(3276억원)의 13%에 이르는 규모다.
한미반도체가 이번에 납품하기로 한 장비는 '듀얼 TC본더 1.0 드래곤'이라는 제품으로 HBM을 만드는데 필수적인 후공정 본딩 장비다. HBM은 인공지능(AI) 연산 등에 활용되는 고성능 메모리로 D램을 수직으로 쌓아(적층) 성능을 높인 제품이다. 이렇게 칩을 쌓는 과정에서 개별 칩을 열로 압착해 정밀하게 쌓으면서 데이터 통로를 확보할 수 있도록 하는 게 TC 본더 장비의 역할이다.
한미반도체는 이 공정에서 총 106건의 특허를 보유할 정도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으며 최근에는 2세대 본딩 장비인 듀얼 TC본더 1.0 드래곤 개발에 성공한 바 있다. 이번에 SK하이닉스로부터 낙점을 받은 장비가 바로 이 제품이다. 최근 SK하이닉스가 HBM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낼 수 있었던 배경에도 한미반도체 등 장비사와 SK하이닉스의 끈끈한 협력관계가 있었다는 게 반도체 업계의 평가다. AI 반도체 시장이 매년 평균 17.3%씩 성장해 오는 2030년 980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본딩 장비사들의 매출도 상승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곽동신 한미반도체 부회장은 "본딩 장비의 독보적인 기술력과 내구성으로 시장 우위를 더욱 높여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한미반도체는 오는 6일부터 대만에서 개최되는 전시회 '세미콘 타이완'에서 TSMC의 후공정 패키지에 적용할 수 있는 2.5D 패키지 타입인 'TC본더CW'를 공개할 예정이다. 또한 ASE 등 관련 고객사들과 협업해 마케팅을 강화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