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스&] 비합리적 인간상으로 경제활동 설명하기

■넛지경제학
히라노 아쓰시 칼 지음, 서울경제신문 펴냄


고전 경제학은 인간이 모든 상황에서 최선의 선택을 한다는 ‘합리적 인간상’을 전제로 한다. 이러한 가정은 대부분의 경제적 현상을 잘 설명할 수 있지만 모든 현상을 완전히 설명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런 배경에서 출발한 것이 행동경제학이다. 행동경제학은 인간이 합리적 선택을 통해 자신의 효용을 극대화한다는 기존 경제학의 논리를 부정한다. 인간은 누구나 느낄 수 있듯 합리적인 존재가 아니기 때문이다.


예시는 너무나 많다. 거시모델 뿐 아니라 미시모델도 설명이 가능하다. 주식시장이 좋은 예다. 투자자들은 이익을 추구할 때면 일반적인 경제학의 가정처럼 위험회피적 성향을 보이지만, 손실을 선택해야 할 때면 위험한 쪽을 선택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것은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대니얼 카너먼의 ‘전망 이론'이다. 그가 찬사를 보낸 세계적 베스트셀러 ‘넛지’ 또한 행동경제학을 다룬 책이다.


신간 ‘넛지경제학’은 행동경제학의 대표적 개념들과 석학들의 이론을 현실 세계의 사례와 더불어 쉽게 설명한다. 총 5장으로 구성된 책은 행동경제학의 정의로부터 시작해 비즈니스·인간관계·금융·일상생활 등 경제 활동의 전 영역을 다양한 사례와 효과를 통해 분석한다.


우리가 행동경제학을 통해 알 수 있는 중요한 사실은 어떤 결과를 인간 심리를 유도해 의도적으로 이끌어 낼 수 있다는 점이다. 만약 인간이 합리적인 선택만 한다면 우리가 어떻게 설득을 하든 그가 원하지 않는 일을 쉽게 유도할 수는 없겠지만, 인간의 심리를 잘 자극한다면 경제학적으로 다른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우선 비즈니스와 관련, 신규 가입자를 늘리는 법이나 매장의 매출을 늘리는 법을 행동경제학을 통해 알 수 있다. 또 인간관계에서는 상대방과 윈윈 관계를 이루는 방법도 알려준다. 특히 팬데믹 이후 늘어난 재택 근무에서 효율을 올리는 법이나 신입사원과 친해지는 법, 팀원과의 갈등 조절 등도 행동경제학을 통해 배울 수 있다.


4장인 금융생활 편에서는 전망 이론이나 확증 편향, 밴드왜건 효과 등 다양한 심리학적 요소가 결합한 개념들을 통해 나의 경제력을 높이는 법을 알려준다. 마지막인 5장에서는 진행 효과나 양떼 효과, 후광 효과 등을 설명하며 우리의 일상 생활을 더욱 풍요롭게 만드는 법을 제시한다. 1만 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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