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방류하면서 중국의 반일 감정이 격화하는 가운데 일본에서 중국인 손님을 저격한 문구를 내건 가게가 등장했다. 칠판을 발견한 일본 거주 중국인이 현장에서 경찰에 신고해 항의하는 사건도 벌어졌다.
최근 엑스(X·옛 트위터)에는 일본 도쿄 신주쿠에 있는 한 주점이 “중국인에게. 우리 가게의 식재료는 전부 후쿠시마산입니다. 생맥주 350엔”이라고 적힌 칠판을 내걸고 장사를 하고 있는 사진이 다수 올라왔다.
해당 사진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유되며 널리 확산했다. 이를 접한 일부 일본 누리꾼들은 구글 맵 등에 “사장님 응원한다”, “힘내라” 등의 후기와 함께 별점 5점을 남기며 호응했다. 반면 “인종차별”이라며 비판하는 누리꾼도 있었다.
칠판을 본 중국인이 경찰에 신고하는 일도 벌어졌다. 중국인 A 씨는 “후쿠시마산 재료는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중국인에게’라고 쓰냐”라며 항의하는 영상을 SNS에 게재했다.
A 씨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점주와 대화한 뒤 “중국인을 향해서 한 말이 아니라 후쿠시마산 재료를 쓰고 있다는 사실을 가게에 들어오기 전에 알리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A 씨가 “중국인은 들어오지 말라는 뜻이냐”라고 재차 묻자 경찰은 “후쿠시마산이 싫은 손님은 들어오지 말라는 차원에서 써놨다고 한다”고 주인을 대신해 답변했다. 그러면서 “가게 주인이 어떤 글을 쓰는지는 자유라서 경찰이 막지 못한다”고 안내했다.
A 씨는 “중국인에 대한 차별이라고 생각한다"며 “모든 식재료가 후쿠시마산인 건 맞나. 아니면 사기 아닌가"라고 항의하며 점주에게 내용을 바꿔 달라고 요구했다.
결국 점주는 경찰의 중재로 “축 우승. 기타구치 하루카”라고 문구를 변경했다. 기타구치 하루카는 지난달 26일 세계육상선수권 여자 창던지기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선수다.
한편 해당 주점은 평소 칠판에 명언이나 유머 등을 적어 가게 밖에 전시해 유명세를 탄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