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관악구 봉천동 일대 정비사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올 들어 주요 구역이 서울시 건축심의를 통과하면서 내년에는 사업시행인가를 획득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사업장 인근에 경전철 서부선(새절역~서울대입구역)이 향후 6~7년 안에 개통될 예정이어서 가치가 더욱 부각되고 있다.
3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관악구 봉천14구역은 지난달 서울시 건축심의에서 ‘조건부 보고 의결’ 결정을 받았다. 서울시의 지적 사항을 조합이 반영하면 시가 이를 확인해 의결한다. 사실상 조만간 건축심의를 통과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건축심의 전에 진행했던 교통영향평가는 올 1월, 교육영향평가는 지난달 통과했다.
봉천14구역은 관악구 봉천3동 1번지 일대 7만4209.4㎡규모의 면적으로 노후한 다세대 및 다가구주택 밀집지역이다. 지하철 7호선 숭실대입구역과 2호선 서울대입구역 사이에 위치해 있다. 2014년 정비구역으로 지정됐고 2020년 9월 조합설립인가를 받았다. 계획안에 따르면 이 곳에는 임대주택 260가구를 포함한 1571가구가 들어선다.
조합은 건축심의 통과 이후 내년 사업시행인가 획득을 목표로 하고 있다. 봉천14구역 조합 관계자는 “지난달 사업시행인가 등에 필요한 정비기반시설(도로 등)설계 협력업체 선정 공고를 냈다”고 말했다.
인근 봉천4-1-3구역은 올 3월 서울시의 건축심의를 통과했다. 이 구역은 2016년 건축심의를 통과했으나 인근 구암초등학교의 일조권 확보 문제로 교육환경보호위원회 심의를 통과하지 못해 정비사업이 지연됐었다. 이후 구암초 등 학교의 일조권을 확보하도록 주동 배치와 층수 계획을 변경하는 내용으로 심의가 이뤄져 통과됐다. 이 곳에는 지하 3층∼지상 28층 규모의 공동주택 총 855가구가 들어선다. 역시 내년 사업시행인가 획득을 추진 중이다.
가장 속도가 빠른 봉천4-1-2구역은 착공이 진행중이며 빠르면 이달 일반분양을 한다. 단지명은 ‘힐스테이트 관악센트씨엘’이다. 지하 3층~지상 28층, 9개 동, 총 997가구 규모로 이중 전용면적 58~59㎡ 101세대가 일반 분양으로 공급된다. 이 밖에 재건축 사업지인 봉천1-1구역은 지난 7월 서울시 건축심의를 통과했다. 이미 지난해 롯데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했으며 지하 4층∼지상 28층 규모, 총 807가구의 아파트로 탈바꿈한다. 정비구역 지정 이후 10여년 간 사업이 정체됐던 봉천역 바로 옆에 있는 봉천13구역은 지난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사업시행자로 선정하고 공공재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봉천동은 강남과 가깝지만 낡은 저층 주택들이 많아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저평가를 받아왔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신축 아파트가 대거 들어서고 재개발 등 정비사업이 속도를 내면서 투자자와 실수요자들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 경전철 서부선 개통도 호재다. 서부선 주요 역이 봉천동 재개발 사업지 인근을 지나간다. 서울시는 지난달 ‘서부선 도시철도 민간투자사업 실시협약(안) 행정예고’를 예고했으며 이르면 연내 우선협상대상자인 두산건설 컨소시엄과 실시협약을 맺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경우 내년 실시설계 후 착공에 들어가 향후 6~7년안에 개통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