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네바다주 사막에서 열린 ‘버닝맨’ 축제에서 폭우와 홍수 등 기습적인 악천후로 7만 명이 고립되고 사망자가 발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고 로이터·AP통신 등이 3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해당 지역을 관할하는 퍼싱 카운티 보안관실은 “(버닝맨) 행사 도중 1명이 사망했다”며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사망자의 신원이나 사인 등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버닝맨 축제가 열린 네바다주 블랙록 사막은 1~2일 갑작스러운 폭우로 도로가 폐쇄되면서 참가자 7만여 명의 발을 묶인 상황이다.
주최 측이 안전을 위해 차량 출입을 전면 통제하자 참가자들은 걸어서 탈출을 시도하기도 했다. 축제 현장과 인근은 진흙탕으로 변하고 일부에서는 한 번 빠지면 벗어나기 어려운 퀵샌드까지 형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AP에 따르면 행사에 참여한 팝스타 DJ 디플로는 코미디언 크리스 록과 함께 한 픽업트럭의 짐칸에 탄 모습을 담은 동영상을 소셜미디어(SNS)에 게시했다. DJ 디플로는 “(히치하이킹을 위해) 엄지 손가락을 밖으로 내밀고 몇 시간 동안 6마일(약 10km)을 걸었다”고 전했다. 다른 참가자들은 맨발로 혹은 비닐봉지를 찬 채로 진흙탕을 걸어 가까운 마을로 향하기도 했다.
현장에 남은 참가자들은 악조건 속에서도 행사를 즐긴 것으로 전해졌다. 참가자들은 진흙으로 뒤덮인 채 춤을 추거나 비로 만들어진 웅덩이에서 물놀이를 즐기는 모습 등을 찍어 SNS에 게시했다. 버닝맨 참가자인 브라이언 프롤리는 로이터에 “짐을 끌고 진흙 속을 빠져나가려고 했지만 포기했다”며 “긴장을 풀고 경험을 즐기기로 결심했다”고 전했다. 다른 참가자인 테레사 갈레아니 역시 “솔직히 우리는 즐겁게 지내고 있다”며 “부정적이거나 힘든 모습은 목격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주최 측은 이날 오후 또 비가 올 가능성을 염두해 참가자들에게 가능한 한 행사장 내에 머물고 준비해온 음식과 물품 등을 아껴 쓰거나 서로 나눠 써 달라고 당부했다. 주최 측은 “차량이 안전하게 주행할 수 있을 만큼 도로가 충분히 마를 시기를 정확히 알 수는 없다”며 “기상 조건이 나아지면 4일 늦게 차량 이동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