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미국의 기프트카드 시장은 1621억 1000만 달러(약 214조 원)로 추정됩니다. 2027년에는 3888억 달러(약 514조 원)까지 성장할 전망이죠. 미국에서 ‘토스티’를 성공시키면 다른 국가로도 충분히 사업을 확장할 수 있을 겁니다. 지난 달 국내 업계 최초로 미국 시장에 진출한 이유입니다.”
김성필(사진) 윈큐브마케팅 대표는 4일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직접 구매 서비스처럼 미국에서 국내로 상품을 수입하는 업체는 많지만 윈큐브마케팅처럼 현지 고객을 대상으로 상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은 없다”며 “한국 회사가 미국에서 사업을 전개하는 게 아니라 미국 기업으로써 현지에서 경쟁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2011년 설립된 윈큐브마케팅은 400여 개의 고객사를 대상으로 발송 대행 및 플랫폼 개발, 솔루션 제공 등 모바일쿠폰과 연계된 다양한 기업 간 거래(B2B) 서비스를 제공한다. 창업 초기 ‘모바일쿠폰 서비스’를 론칭하며 국내 시장을 선점한 윈큐브마케팅은 카카오(035720)톡·네이버 밴드 등 주요 플랫폼 입점을 통해 기업 규모를 빠르게 성장시켰다.
대형 고객사들에 대한 의존도가 점점 높아지면서 김 대표는 ‘자체 플랫폼’에 대한 필요성을 느꼈다. 그는 “당시 주요 고객사들을 대상으로 한 매출이 회사 전체 매출의 90% 이상이었다”며 “특정 플랫폼에만 의존하면 모바일쿠폰 서비스가 윈큐브마케팅만의 온전한 사업이 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전했다. 자사 B2B 플랫폼 개발에 나선 윈큐브마케팅은 2019년 자체 모바일쿠폰 대량 발송 플랫폼 ‘센드비’를 론칭했다. 2021년에는 해외 시장을 겨냥한 플랫폼 ‘토스티’와 ‘마리나기프트’를 출시하며 글로벌 시장 진출의 기반을 마련했다. 아울러 고객사 포트폴리오도 다양화해 2022년 기준 SK하이닉스(000660)·신한카드·야나두 등 450여 개 고객사에 모바일쿠폰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윈큐브마케팅은 올 8월부터 토스티를 미국에 선보이며 본격적인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섰다. 토스티는 글로벌 기업용 디지털 기프트카드 공급 플랫폼으로 기업이 직원들에게 인센티브, 경품 등을 간편하게 제공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미국에 위치한 기업이 아니더라도 현지에 임직원을 두고 있거나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어 기프트카드를 발송해야 하는 기업이라면 모두 이용할 수 있다.
김 대표가 미국을 토스티의 첫 해외 진출 지역으로 선택한 이유는 200조 원이 넘는 엄청난 시장 규모와 더불어 이미 기프트카드 인프라가 구축돼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미국에 앞서 중국·일본 시장 진출을 시도했었다”며 “특히 일본은 글로벌 메신저 ‘라인’이 있어 신중하게 고려했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의 경우 프랜차이즈 가맹점이 많지 않고, 모바일쿠폰이나 기프트카드가 아닌 직접 선물을 주고 받는 문화를 선호하기 때문에 성장세가 느려 진출을 포기했다”고 덧붙였다.
미국은 코로나19 이전부터 ‘피지컬 기프트카드’(실물 기프트카드)가 기업들 사이에서 임직원 보상 등의 용도로 이미 상용화되어 있다. 엔데믹 전환 이후에는 비대면 거래가 보편화되며 실물 카드가 디지털 카드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게다가 최근 미국에서 번아웃으로 퇴사를 고려하는 비율이 20%를 넘어선 만큼 디지털 기프트카드가 새로운 보상 체계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게 김 대표의 판단이다. 그는 “토스티의 궁극적인 목표는 크리스마스 같은 명절 또는 생일처럼 매년 받는 선물이 아니라 임직원이 각자의 마일드스톤을 달성하거나 프로젝트에 개별적으로 크게 기여했을 때 빠르고 간편하게 지급할 수 있는 보상 시스템이 되는 것”이라며 “즉각적인 인센티브를 통해 임직원의 만족도를 올린다면 퇴사로 인해 발생하는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이어 “미국의 디지털 기프트카드 시장이 워낙 크기 때문에 일정 부분만 차지해도 매우 큰 매출이 된다”며 “아직 시장 진출 초기인 만큼 기업들의 기프트카드 발송이 더욱 간편해지도록 다양한 편의 서비스를 개발해 현지에서 인지도를 높이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