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4일 윤석열 정부의 2024년도 예산안에서 연구개발(R&D) 사업 관련 비용이 대폭 삭감된 부분을 놓고 강하게 맞붙었다. 정부와 여당은 우리나라의 R&D 투자 규모 대비 성과가 미흡하다는 점을 지적하며 ‘지출 효율화’를 강조했지만 야당에서는 정부의 과도한 R&D 예산 삭감이 연구 환경 악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를 집중 제기했다.
홍석준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R&D 예산이 10조 원에서 20조 원까지 늘어나는 데 11년이 걸렸지만 20조 원에서 30조 원이 되는 데에는 불과 4년밖에 걸리지 않았다”며 예산 편성에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에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최근 몇 년 사이에 연구비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낭비와 비효율이 누적돼 왔다”면서 “어쨌든 한 번은 우리가 넘어가야 할 산이었다”고 답했다. 과거 정부에서 R&D 예산을 방만하게 운영한 것에 대한 정상화 과정이라는 설명이다.
반면 변재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대통령께서 취임 이후 국정과제에서 R&D 예산을 정부 총지출의 5%를 유지한다고 했지만 2023년도에는 4%대, 내년도에는 3%대(3.94%)까지 내려오게 된다”면서 윤석열 정부의 ‘공약 파기’라고 강조했다. 같은 당 민형배 의원 또한 “최근 6년간 국내에서 해외로 유학 간 이공계 학생이 20만 명인데 그중 30%는 돌아오지 않는다”며 “연구 환경이 좋지 않아 인재가 나가는데 예산을 삭감하면 국내 연구자는 계속 위축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무위원회에서는 금융감독원이 라임 사태 재검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야당 중진 국회의원의 이름을 거론한 것에 대해 ‘정치적 의도’가 담겼는지 여부를 놓고 공방이 오갔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이 같은 야당 의원들의 질문에 “확인된 팩트 중심으로 보도한 것이며 수익자를 보도 자료에서 뺐다고 하면 오히려 정치적 고려를 한 것”이라고 반문했다.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는 이날도 해병대원 수사 축소 외압 의혹이 주된 화두였다. 기동민 민주당 의원은 해병 순직 사건 수사 결과의 이첩을 거부한 박정훈 대령의 행위가 정당했다며 엄호한 반면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지금까지 박 대령 측은 변호인을 통해 사실이 아닌 내용을 너무 많이 이야기해 왔다”며 ‘대통령 외압설’을 전면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