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다음 전장은 미래차…탑재량 4배 훌쩍

[변곡점 맞는 K반도체 40년]
삼성, 3대 메모리 응용처 강조
테슬라 등에 자율주행 칩 공급
SK 국내 첫 ASPICE 레벨2 인증

삼성전자 차량용 인포테인먼트(IVI) UFS 3.1 메모리. 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 등 한국 대표 반도체 업체들이 최근 이어지고 있는 인공지능(AI) 붐 이후 반도체의 다음 무대를 ‘미래차’로 낙점하고 시장 개척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동안 PC·모바일·서버로 이어지는 산업 변화 속에서 끊임없이 혁신하며 몸집을 키워왔듯 이번에도 미래차라는 새로운 시장에 연착륙하기 위한 전략이다.


4일 키움증권에 따르면 2030년까지 반도체 시장에서 차량당 반도체 탑재량은 4배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차량 한 대에 탑재되는 반도체 수가 200~300개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7년 내 1000개를 훌쩍 넘어선다는 뜻이다. 자율주행 시스템의 ‘두뇌’ 역할을 하는 시스템온칩(SoC) 원가도 3배 이상 증가하며 시장 규모가 40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 각종 센서 등 기존 차량용 반도체의 주류를 이루던 시스템반도체 외에 메모리반도체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자율주행 지원 등 여러 편의 기능을 위해 차량이 자체적으로 생성하고 저장해야 하는 데이터 양이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어서다. 시장조사 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차량 한 대당 58.8기가바이트(GB) 수준이었던 D램 수요는 2027년 165.5GB로 3배가량 늘어나고 낸드 수요 역시 71.3GB에서 2027년 157.6GB까지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메모리반도체 강자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최근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서 부지런히 기회를 찾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삼성전자는 서버·모바일과 함께 자동차를 3대 메모리 응용처라고 강조해왔다. 2015년 차량용 메모리 시장에 진입한 후 매년 매출 신기록을 달성했고 2025년까지 해당 시장에서 1위가 되겠다는 목표도 내놨다. 파운드리 사업에서는 2019년부터 테슬라에 14나노 완전자율주행(FSD) 반도체를 시작으로 자율주행 칩을 공급하고 있고 2월부터는 첨단 5나노 파운드리 공정으로 미국 AI 반도체 전문 기업 ‘암바렐라’의 자율주행 차량용 반도체를 생산 중이다.


5일부터는 독일 뮌헨에서 열리는 세계 4대 모터쇼 ‘IAA 모빌리티 2023’에 처음으로 참가해 차세대 차량용 반도체를 소개한다. 지난달부터 양산을 시작한 차세대 낸드플래시 ‘유니버설플래시스토리지(UFS) 3.1’, 프리미엄 인포테인먼트용 프로세서 ‘엑시노스 오토 V920’ 등을 완성차 고객사에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SK하이닉스도 2016년 오토모티브 전략팀 구성 이후 지난해 차량용 메모리 전담 조직 인력을 D램·낸드 조직 산하로 세분화해 배치하며 관련 인력 수를 늘렸다. 최근에는 국내 기업 최초로 자동차 소프트웨어 개발 표준인 ‘오토모티브 스파이스(ASPICE) 레벨2’ 인증을 획득하며 차량용 낸드 개발 품질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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