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일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에 반대하는 미국과 중국, 일본 측 인사들과의 글로벌 여론전에 돌입했다. 단식 닷새째를 맞은 이 대표를 위로 방문하는 민주당 원로들의 발길도 이어졌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온·오프라인 병행으로 진행한 ‘국제공동회의’에서 “일본 정부가 핵 오염수를 바다에 투기하는, 인류사에 유례없는 일을 저지르고 있다”며 “일본은 전 세계에 돌이킬 수 없는 죄를 짓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또 “앞에서는 오염수 방류를 옹호해놓고 정작 지난 6월까지 일본산 농수산물 수입을 전년 대비 가장 많이 줄인 나라가 미국”이라고도 강조했다.
화상으로 회의에 참석한 각국 전문가들은 일제히 오염수 방류의 부당함을 지적했다. 마쓰쿠보 하지메 일본 원자력자료정보실 사무국장은 “원전은 알프스(ALPS·다핵종제거설비) 처리 오염수만 방류하는 것처럼 설명하지만, 처리된 폐수 외의 물질도 방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셉 벅슨 미국 ‘워싱턴사회적책임의사회 핵무기 철폐 위원회’ 공동대표도 “해양 생물이나 인간의 생명에 미치는 영향이 연구된 바가 없었던 탓에 원전에서 12년간 저장한 방사성 냉각수를 방출하는 것은 끔찍한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날 오후에는 이해찬 전 대표가 이 대표 단식농성장을 찾았다. 민주당 상임고문인 이 전 대표는 윤석열 정부를 향해 “이대로 가면 파시즘”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 전 대표는 “(현 정부는) 국회에서 법을 만들면 시행령으로 부수고, 대법원에서 ‘강제 징용’ 판결을 내리면 대리 변제해버리고, 헌법재판소에서 야간집회를 허용하면 현장에서 막는다”며 “헌법 체계가 무너지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이 대표는 “뭔가 깊은 뿌리에서 민주주의도, 법 체제도, 상식도, 원칙도 다 들어 엎어버리려는 느낌이 든다. 새로운 질서를 만들겠다는 의지가 있는 것 같다”면서 “21세기 정보화 사회에 전혀 맞지 않는, 정보 통제를 통한 공포정치를 꿈꾸는 것 같다”고 답했다.
이 전 대표의 ‘파시즘’ 발언에는 “연성 독재로 가는 것이다. 그 단계가 된 것 같다”고 동조하기도 했다. 이 전 대표에 앞서 김태랑 고문을 비롯한 5명의 상임고문도 격려차 이 대표를 찾았다. 전날(3일)에는 추미애 전 대표도 이 대표와 만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