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소멸 위기, 관광으로 해결한 일본

日 관광 없이 지역 경제 지속 어렵다고 진단
지역 주민 '이야기꾼'… 이색 체험 제공 추진
韓 전체 시·군·구의 과반 인구소멸위험 지역
지역 관광으로 고용 및 생산 증대 필요 촉구

이미지투데이

일본 도쿄에서 차로 두 시간 거리에 위치한 군마현의 가와바무라는 전체 주민이 3600여 명에 그치는 작은 마을이다. 이 시골 마을을 찾는 관광객은 연간 200만 명에 이른다. 농촌과 자연을 결합한 관광지로 유명세를 타면서 마을 주민의 500배가 넘는 사람들이 마을을 찾고 있다.


일찍이 지역 인구 감소로 지방 소멸 문제를 겪는 일본은 관광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일본은 관광을 통해 인구 감소는 물론, 지역 경제 활성화에 성공하는 등 성과도 속속 나오고 있다. 한국 정부, 지방자치단체, 관광업계가 일본에 주목하는 이유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올해 6월 발표한 관광백서에서 계속되는 저출산 고령화로 각 지방의 인구가 점점 감소하고 관광산업의 발전 없이는 지역 사회·경제를 지속시키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지역 주민 한명 한명이 ‘이야기꾼’이 돼 그 지역만의 스토리를 발굴하는 등 관광객에게 일상에서 벗어난 이색 체험을 제공하는 것을 과제로 거론했다. 지역별 전통공예, 향토음식 등을 여행객에게 제공해 해당 지역에서 여행객의 체류일수를 증가시키기 위해서다.


단순 체류를 넘어 해당 지역을 재방문하도록 유도하거나 장기 체류하도록 지원하는 형태의 정책도 쏟아지고 있다. 일본관광청은 지난 2021년부터 ‘제2의 고향 만들기’ 프로젝트를 기획해 추진했다. ‘반복적으로 방문하는 여행, 다시 돌아가는 여행’이라는 여행 스타일을 보급·정착시키기 위해서다.


지역별 고유 온천 등의 자원을 활용하는 헬스투어리즘 상품의 개발 및 판매도 장려되고 있다. 1박 2일, 2박 3일의 관광이 일본 내 국내 관광의 80%를 차지하는 상황에서 헬스투어리즘은 지방에서 업무할 수 있는 워케이션의 유인책으로도 활용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지역 주민과 공감대를 형성해 지방에서 관련 인구를 계속 유치 창출시킬 수 있는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한국 역시 일본처럼 저출산 고령화로 지역마다 인구가 줄어들고 있는 만큼 일본의 정책에 주목하고 있다. 한국고용정보원에 따르면 올 2월 기준 국내의 인구소멸 위험 지역은 118곳에 달했다. 우리나라 전체 시·군·구(228곳)에 과반이 소멸 위험지역이다. 인구감소지역에서 관광수입이 1% 증가하면 고용이 0.18%, 지역의 생산이 0.13%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국내 관광업계의 한 관계자는 “일본이 관광을 통해 지역을 살린 여러 시도들을 한국도 이제 하나둘 적용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관광객이 지역에 여행하면서 지역에서 쓴 돈이 그 지역에 거주하는 인구의 경제적 효과를 내는 만큼 지역의 관광 활성화는 이제 필수가 됐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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