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28일 한국과 미국, 일본의 정상을 ‘깡패 우두머리’라는 막말로 맹비난했다. 심지어 해군에 전술핵 실전 배치를 거론했다.
북한 해군절을 맞아 해군사령부를 방문한 김 위원장이 작전상황을 점검하고 한 격려사를 통해 “미제는 최근 조선반도 주변 수역에 핵 전략장비들을 상시 배치 수준으로 증강 전개하는 한편 우리 주변 해역에서 추종 세력들과의 합동 해상군사연습에 그 어느 때보다 열을 올리고 있다”며 “얼마 전에는 미국과 일본, ‘대한민국’ 깡패 우두머리들이 모여앉아 3자 사이의 각종 합동군사연습을 정기화한다는 것을 공표하고 그 실행에 착수하라”고 말씀하셨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통신은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국가 핵 무력 건설 노선이 밝힌 전술핵 운용의 확장 정책에 따라 군종부대들이 새로운 무장 수단들을 인도받게 될 것”이라며 “전쟁준비 완성을 지시하고 해군에 전술핵 실전 배치를 지시하였다”고 전했다.
북한이 잇따른 미사일 도발과 함께 김 위원장이 최근 2주 동안 세 차례나 해군 관련 행보에 나서는 건 이례적으로 ‘준군사동맹’으로 격상된 한·미·일 안보협력을 겨냥한 핵 위협을 과시한 것으로 보인다. 군 전문가들은 한·미·일의 군사적 협력과 압박 강도가 높아진 데 따른 경계심과 위기감을 감추려는 속내가 내포돼 있다고 분석한다.
김 위원장이 해군 동해함대 근위 제2수상함전대를 시찰하면서 최신형으로 보이는 경비함의 ‘전략순항미사일’ 발사 훈련도 참관했다. 심지어 김 위원장은 순항미사일을 발사한 ‘경비함 661호’에 탑승해 함정의 무장 및 전투준비 태세를 점검하는 사진을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하기도 했다.
북한 매체가 공개한 사진을 보면 김 위원장이 탑승한 함정은 압록급 호위함(추정 배수량 1500t)으로 보인다. 함정의 외형을 보면 스텔스 형상을 갖추고 있다.
최일 잠수함연구소 소장은 “공개된 경비함 661호는 레이더반사면적 최소화를 위한 저피탐 설계가 일부 적용된 신형함”이라며 “북한이 개발한 신형함에 주목해 상세한 성능 분석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함정에서 발사한 순항미사일이 전력 무기라는 해석도 있다. 신종우 한국국방안포럼 사무국장은 “북한이 전략순항미사일이라고 부르는 화살-2(함대지)로 판단했고, 류성엽 21세기군사연구소 전문위원도 화살 계열의 중장거리 순항미사일로 추정했다. 그는 “함정에서 장거리 순항미사일을 발사한다는 것은 유사시 북방한계선(NLL) 인근이 아니라 북·중 국경 지역 해안에서 장거리 공격을 하기 위한 의도가 큰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왜 갑자기 해군력 증강을 강조하고 나선 것일까.
김 위원장이 해군도 핵 억제력의 일부를 담당할 것이라고 밝힘에 따라 전술핵의 해군 배치가 임박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전문가들도 최근 추진되는 북한의 해군력 강화 움직임의 주요한 이유가 한미일 군사협력을 겨냥하고 있임을 숨기지 않은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 위원장도 이에 대응해 해군에 ‘새로운 무장수단들’을 인도하고, 새로운 실동(실기동) 훈련과 전략전술 방안도 추진하겠다고 대외적으로 공언하기도 했다. 지난달 21일에는 김 위원장이 해군 동해함대 근위 제2수상함전대를 시찰한 소식을 전하며 해군력을 과시했다.
주목할 점은 김 위원장은 지난 2016년 해군 관하 공장 현지지도를 마지막으로 해군 관련 공개 활동을 갖지 않다가 최근 해군력을 강조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대목이다. 특히 김 위원장이 2012년에 집권한 이후 해군절 기념행사 참석은 이번이 처음이다.
따라서 김 위원장의 언급은 한미일 군사협력 강화로 위기감이 짙어지는 가운데, 현저히 열세인 북한 해군력을 시급히 강화해야 한다는 인식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북한 해군은 해군사령부 예하 동·서해 2개 함대사령부와 13개 전대, 2개의 해상저격여단으로 편성돼 있다. 유도탄정과 어뢰정, 소형경비정, 화력지원정 등 470여 척의 대규모 수상 전력을 보유하고 있다. 대부분 오래된 소형 고속함정 위주이고 동·서해 함대가 나뉘어 있어 작전 능력이 제한된다는 평가를 받는다. 우리 해군력에도 뒤쳐지만 한미 해군 전략에 비해 크게 떨어진다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실제 김 위원장도 해군사령부를 방문한 축하 연설에서 “(우리) 해군은 최신의 무장 장비와 전투기술 기재는 갖추지 못했어도”라며 이를 일부 인정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에 북한은 향후 해군에 비대칭 전력으로 평가되는 핵무기를 배치, 적극적으로 운용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을로 보인다.
북한은 최근 전략순항미사일인 ‘화살-1형’와 ‘화살-2형’, 핵어뢰 ‘해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 미 해군 전력에 대응할 핵심 전력자산, 장비들의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모습이 포착되고 있다.
김 위원장은 해군사령부를 방문한 자리에서 “국가핵무력건설노선이 밝힌 전술핵 운용의 확장정책에 따라 군종부대들이 새로운 무장수단들을 인도받게 될 것”이라며 “우리 해군은 전략적 임무를 수행하는 국가 핵억제력의 구성 부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김정은의 최근 활동은) 한미일 대북 태세 강화에 대응한 북한식 반접근 메시지로 보인다”며 “해일, 전략순항미사일, SLBM 등 전술핵의 해군 배치 임박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고 분석했다.
우리 정보기관도 이 같은 북한의 움직임에 예의 주시하고 있다. 국정원은 4일 국에서 열린 정보위원회에서 최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남한의 충남 계룡대 부근을 타깃으로 짚으며 작전 지시를 한 것 등과 관련, “외부적으로 볼 때는 (한미 연합연습인) 'UFS 훈련'에 대한 대응 성격을 보이는 듯하나, 김 위원장 행보와 북한 전력을 볼 때 북한은 만일 전쟁을 한다면 장기전은 불가능하고 속전속결의 단기전으로 전쟁을 치르려는 의지가 강하게 보인다”고 보고했다.
국정원은 특히 “북한의 해군력이 열세인 상황에서 현재 400∼800m 사이 혹은 1500m 상공에서 지속적 폭발 실험이 있는데 전술핵 위력을 실험하는 것으로서 향후 대남 도발 시 그 방향을 예상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조선중앙통신 보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이 순항미사일을 발사한 ‘경비함 661호’에 탑승해 함정의 무장 및 전투준비 태세를 점검하기도 했다. 공개한 사진을 보면 김 위원장이 탑승한 함정은 압록급 호위함(추정 배수량 1500t)으로 보인다. 함정의 외형을 보면 스텔스 형상을 갖추고 있다.
최일 잠수함연구소 소장은 “공개된 경비함 661호는 레이더반사면적 최소화를 위한 저피탐 설계가 일부 적용된 신형함”이라며 “북한이 개발한 신형함에 주목해 상세한 성능 분석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신종우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함정에서 장거리 순항미사일을 발사한다는 것은 유사시 북방한계선(NLL) 인근이 아니라 북·중 국경 지역 해안에서 장거리 공격을 하기 위한 의도가 큰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해상 전력에서 한국과 미국에 비해 열세인 북한이 원거리에서 함대지 미사일을 쏘는 능력을 과시했다는 설명이다.
661호 경비함, 일명 ‘압록급’ 전투함은 최신형 전투함으로서 성능이 떨어지지만 무시할 없는 부분이 있다.
기존 북한 함정과 크게 구별되는 여러 가지 신기술과 능력이 있는 점이다. 레이더에 좀 더 작은 배로 보이기 위해서 경사 선체를 도입한 것은 분명히 효과가 있다. 미사일 개발을 위해서 군 장비의 레이더 반사 단면적(Radar Cross Section) 분석을 위한 컴퓨터 시뮬레이션 능력이 이미 갖추어져 있고 함선의 경사 각도가 통일되어 있어 비교적 스텔스 설계 원칙을 준수한 것으로 보인다. 디젤 엔진의 배기가스를 배출하는 굴뚝인 연돌(Funnel)을 없애 수면 근처로 배기가스를 배출하는 시스템을 갖춘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전자광학/적외선(EO/IR)탐지기에 탐지되는 확률이 상당히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
북한 최초로 화승총 휴대용 대공 미사일을 개조한 대공 미사일도 장착했다. 구형 100mm 함포도 사거리 면에서는 PKM 고속정에 장착된 76mm 자동포보다 길어 선제공격을 가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또 구형 대잠로켓 발사기는 유사시 적 어뢰의 음파 탐지기를 속이는 기만기를 발사할 가능성이 있고, 대형 어뢰 발사관의 경우 러시아의 RPK-6 보도파드(Vodopad) 대잠 미사일을 운용할 능력을 갖춘 것으로 보인다.
가장 주목할 무장은 화살-2 순항미사일이다. 우리 군 당국은 김정은이 참가한 압록급 경비함의 미사일 발사는 화살-2의 원래 사거리인 1,800km에 훨씬 못 미친다고 발표했지만 순항미사일의 경우 사거리를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어 실패가 큰 의미는 없다. 실제 장거리 사격이 증명되었고, 특히 북한이 공개한 사진에서는 전술핵을 탑재했다고 주장하는 지상 발사 화살-2와 같은 미사일을 발사했다는 점이다.
다만 압록급 경비함이 스텔스 설계를 적용해 북한 해군이 전시에 대량의 고속정을 사용한 ‘이리떼 전술’을 사용하고, 압록급이 수백 척의 고속정 속에 숨어서 몰래 핵 순항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다는 점은 위협적 부분이다. 우리 해군 함대가 기습 핵 공격을 받아 괴멸하거나, 후방의 아군 핵심 시설이 대비하지 않은 후방에서 공격받는다면 큰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
북한은 향후 해군에 ‘비대칭 전력’으로 평가되는 핵무기를 적극적으로 운용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최근 전략순항미사일인 ‘화살-1형’와 ‘화살-2형’, 핵어뢰 ‘해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 미 해군 전력에 대응한 전략 무기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이 그 반증이다. 실제 김 위원장은 해군사령부를 방문한 자리에서 “국가핵무력건설노선이 밝힌 전술핵 운용의 확장정책에 따라 군종부대들이 새로운 무장수단들을 인도받게 될 것”이라며 “우리 해군은 전략적 임무를 수행하는 국가 핵억제력의 구성 부분으로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은 원거리에서 함대지 미사일을 발사하는 능력을 갖췄다는 관측도 있다.
김 위원장이 동해함대를 방문했을 때 함대지 순항미사일 시험발사를 참관했는데 당시 발사된 미사일은 북한이 전술핵탄두인 ‘화산-31’을 장착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화살-2(최대사거리 2천㎞ 추정)와 외형이 같았다는 점에서 이 같은 분석을 내놓고 있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김정은의 최근 활동은) 최근 한미일 대북 태세 강화에 대응한 북한식 반접근 메시지”라며 “해일, 전략순항미사일, SLBM 등 전술핵의 해군 배치 임박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총장도 이번 시찰이 “향후 3국 군사협력의 핵심축이 항모 전개 등 해군을 기반으로 할 것임을 상정하면서 이에 맞대응하는 해군의 현대화 및 전투 능력 제고를 위한 현지지도”라고 해석했다.
나아가 북한의 이런 움직임은 중장기적으로 한미일 연합훈련에 대응한 중국, 러시아와 합동훈련을 염두에 둔 것일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조만간 해상에서의 ‘한미일 대 북중러’ 형태의 군사 훈련이 펼쳐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 국가정보원은 지난달 25∼27일 북한을 방문한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부 장관이 포탄 및 미사일 판매와 함께 연합군사훈련을 북한에 제안했고 지난 17일 국회 정보위원회에 보고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중러의 연합훈련 및 다국적 훈련 강화 흐름 등이 있다며 한미일 연합훈련에 대응하여 전격적으로 북러가 해상 연합훈련을 실시할 것을 염두에 두고 해군 현장을 방문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이르면 다음주 러시아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나 무기 거래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NYT)는 4일(현지시간) 미국 정부 관계자 등을 인용해 김 위원장이 이달에 러시아를 방문할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 정부 당국자도 김 위원장이 러시아와의 무기 거래 협상을 정상급에서 계속 논의하기를 기대한다는 정보를 미국 정부가 확보했다고 공식 밝혔다.
한편 북한은 이번 시찰 관련 보도에서 나름의 지휘자동화체계(C4I)를 갖추고 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류성엽 21세기군사연구소 전문위원은 “(보도에서) 실시간 전술상황도 및 CCTV 영상이 시연되는 2대의 디스플레이 앞에서 보고를 청취하는 김정은이 식별됐다”며 “북한군의 C4I 체계 구축 및 운용 현황에 대한 관계기관 평가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