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러문항' 없었지만…수학은 변별력 논란

[베일 벗은 9월 모평]
초고난도 문제 정답률 16% 달해
입시업계 "전년도 수능보다 쉬워"
국어는 다양한 난이도 문제로 구성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9월 모의평가가 치러진 6일 서울 송파구 방산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수능 전초전’으로 불리는 9월 모의평가에서 초고난도 문항(킬러 문항)이 배제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번 모평은 6월 윤석열 대통령이 초고난도 문항을 배제하라고 지시한 후 처음 치러진 전국 단위 시험이어서 수험생과 교육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다만 일부 과목의 경우 다소 쉬워졌다는 평가가 나와 초고난도 문항 배제에도 변별력 확보라는 평가원의 목표가 제대로 달성되지는 못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대학수학능력시험 주관 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6일 9월 모평 실시 직전 배포한 ‘9월 모평 출제 방향’ 자료에서 “교육부의 ‘사교육 경감 대책’에 따라 소위 킬러 문항을 배제했으며 공교육 과정에서 다루는 내용만으로도 변별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적정 난이도의 문항을 고르게 출제했다”고 밝혔다.


실제 1교시에 치러진 국어의 경우 정부 방침대로 낯선 소재를 배제해 킬러 문항은 빠졌음에도 변별력이 확보됐다는 평이다. EBS 대표 국어 강사인 최서희 중동고 교사는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9월 모평 국어 영역 출제 경향 브리핑에서 “6월 모평보다 다소 어렵게 출제된 것으로 분석된다”며 “킬러 문항은 배제됐지만 다양한 난이도의 문제·선지 구성으로 변별력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변별력은 선택지의 정교함을 통해 확보했다고 EBS는 밝혔다.


EBS가 꼽은 변별력 높은 문항은 독서 영역에서 초정밀 저울의 질량 측정 방법을 다룬 지문에 달린 11번과 조선 후기 신분제 변화를 다룬 지문에 포함된 16번이다.


입시 업계 역시 국어의 경우 킬러 문항이 배제됐음에도 변별력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종로학원 측은 “국어는 독서 8~11번이 정보량과 추론의 난도가 높고 12~17번 문제도 선택지가 복잡해 어려웠을 것으로 추정되나 모두 EBS 지문과 연계됐다”며 “킬러 문항은 배제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남윤곤 메가스터디 입시전략연구소장도 “킬러 문항을 배제하려는 평가원의 노력이 여실히 보였고 변별력을 갖추기 위해 문항별 균형에 신경을 썼다는 점이 눈에 띈다”고 말했다.


다만 국어와 함께 상대평가 과목인 수학의 경우 난도 분석이 엇갈렸다. EBS 대표 수학 강사인 심주석 인천하늘고 교사는 “9월 모평은 6월 모평, 2023학년도 수능과 비슷한 수준에서 출제된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킬러 문항을 철저히 배제하면서도 상위권 변별을 할 수 있는 수준으로, 중상위권 수험생에게는 크게 부담되지 않는 선에서 문항이 출제됐다고 심 교사는 덧붙였다.


그러나 입시 업계에서는 킬러 문항은 없었다면서도 전년도 수능보다 쉽게 출제됐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최상위권 변별력 확보가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종로학원 관계자는 “세 가지 이상의 수학적 개념이 결합한 문제, 고차원적 접근 방식, 대학 수준의 개념을 활용하는 문제는 출제에서 배제됐다”며 “최상위권 변별력은 6월 모평에 비해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는 “2023학년도 수능과 6월 모평보다 쉽게 출제됐다”며 “수열의 규칙성을 묻는 고난도 문항이 12번으로 배치되면서 다소 쉽게 출제됐고 기존에 출제된 합답형 문항은 출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선택과목의 경우 기하와 확률과 통계는 6월 모평과 비슷하게 출제됐고 미적분은 상대적으로 쉽게 출제돼 선택과목에 따른 유불리가 줄어들 것이라고도 설명했다. 영어 과목에 대해서도 EBS는 6월 모평보다 다소 어렵다고 평가했으나 입시 업계는 다소 평이해졌다고 분석했다.


입시 업계 관계자는 “평가원이 초고난도 배제, 변별력 확보를 위해 고심한 점이 읽힌다”면서도 “가채점 결과 수학의 경우 가장 어려움 문제 정답률이 6월 모평에서는 2%였는데 9월 모평에서는 16%로 급상승했다”며 “수능을 앞둔 수험생들은 학습 패턴 그대로 가져가되 국어의 경우 어려운 질문지가 출제될 수 있으니 이 점을 유념해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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