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들 '생리공결' 쓰면 태도점수 깐다”…남녀 갈등 불지른 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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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에타에 남학생 추정 작성자 "그저 빛○○” 찬양

한 대학교 교수가 '여학생들이 생리 공결을 쓰면 태도 점수를 감점하겠다'고 발언해 논란을 자초했다.


7일 광주의 모 대학교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지난 4일 ‘경영학부 ○○○선생님 오티 지렸다’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글에 따르면 경영학부 A교수는 최근 2학기 수업 오리엔테이션에서 “여자들 생리 공결 쓸 거면 써라. 출석 인정해 주겠다”라면서도 “대신 태도 점수에서 까겠다. 나는 국가의 부름(예비군), 3촌 이내의 사망만 인정한다”라고 경고했다.


이어 “신고할 거면 신고해라. 어차피 교수 재량이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 글의 작성자 역시 남학생인 듯 “그저 빛○○(교수 이름으로 추정)”이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서울 내 77% 대학서 도입…학교 측도 “교수가 생리공결 대체·감점 못해”

생리공결은 생리통이 심해 일상생활에 지장을 겪는 여학생을 위한 제도다. 생리통 때문에 수업에 결석해도 출석을 인정해준다. 국가인권위원회가 2006년 교육부에 '생리공결제' 시행을 권고하면서 도입됐다.


많은 대학에 생리공결제가 있으며 해당 대학도 학사 규정 제47조를 통해 이를 보장하고 있다. 이 대학의 공결 처리 규정에 따르면 생리 공결을 월 1일 이내, 학기당 4일 이내 사용이 가능하다. 지난해 이데일리 취재 결과 서울 지역 31개 대학 중 24곳(77.4%)이 생리공결제를 시행하고 있다.


수업에 참여한 한 학생이 A교수의 발언을 대학생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개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다른 학생은 "학교에서 인정해 준다는데 왜 저러냐"며 "생리하면 아파서 걷지도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인데 교수 본인이 남자라서 경험도 안 해놓고 너무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관련해 이 대학 대외협력처 관계자는 "논란을 인지하고 있다. A교수의 정확한 발언은 (커뮤니티) 글이 삭제돼 알 수 없다"며 "A교수는 '학교 규정에 있는 공결 가능한 범위를 벗어나 신청하는 학생들이 있어서 예외 사항을 강조하고 경고하고자 한 말'이라고 해명했다"고 뉴스1에 전했다.


예컨대 생리 공결은 한 달에 1일만 사용할 수 있지만 2일 이상 사용하는 경우를 예시로 들었다는 것이다. 대학 관계자는 "교원이 생리공결 결정 과정에서 행사할 수 있는 결정권 등은 없다"며 "다른 점수로 대체해 감점하겠다든지 할 수 없다"고 매체를 통해 못 박았다. A교수의 발언이 사실이라면 ‘월권’으로 해석될 소지도 있다는 것이다.


청년정의당 관계자는 "A교수의 발언은 명백히 잘못됐다. 교수의 지나친 수업 설정이 학생들의 교육권 침해로 이어질 수 있겠다는 의견이 많다"며 "정당 차원에서 총학생회 측에 분명히 건의하고 학생인권을 재정비할 수 있도록 제안 중이다"라고 비판했다.



일부 남학생 형평성 문제 제기…전문가들은 “학습권·건강권 보호 필수제도”

한편 대학이 도입한 생리공결제가 남녀 갈등의 원인이 되고 있다. 이데일리에 따르면 일부 남학생들은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며 일부 여학생들의 제도 악용을 비판한다. 한국외대에 재학 중인 남학생은 “일부 아이들을 보면 꼭 황금휴일이 끝나는 날이나 심지어 숙취가 심할 때도 생리공결을 사용하더라”며 “이런 모습을 볼 때마다 수업 듣는 나만 바보 같고 짜증난다”고 매체에 말했다.


이런 분위기 탓에 정말 아픈 경우에도 생리공결을 사용하기 부담스럽다는 이들도 있었다. 한국외대에 재학 중인 한 여학생은 “술자리에서 동기 남자애들이 생리공결제에 불만 쏟아낸 이후 아파도 사용하기 눈치가 보인다”며 “저번에 정말 아파서 수업을 하루 빠졌었는데 동기가 잘 놀다 왔냐고 하길래 기분이 너무 나빴다”고 말했다.


이처럼 일부 남학생들이 생리공결제를 공박하지만 전문가들은 학생의 건강권과 직결되는 문제인 만큼 더욱 확산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김동식 한국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생리공결제는 학습권과 건강권을 보호하기 위한 당연한 권리이며 모든 대학이 생리공결제를 도입, 우리 생활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들게 해야 한다”며 “남녀를 편 가르고 나누는 것이 아닌 여성이라면 당연히 필요한 제도란 점을 받아들이게 해야 한다”고 매체를 통해 지적했다.


오한진 을지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도 "생리통이 상당히 심한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생리공결제 도입은 꼭 필요하다"며 "생리는 복통뿐만 아니라 우울감, 불안감 등 감정적인 장애를 동반할 수 있고 그로 인해서 죽음까지 생각하는 극단적인 경우도 있다"고 데일리안에 전달했다.


그러면서 "온라인 수업의 경우에도 생리통으로 인해 집에서조차 강의를 듣기 어려울 수 있다"며 "오히려 수업을 놓친 학생들에게 강의를 돌려볼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2017년도 2학기부터 생리공결제를 도입해 온 한국외대 성평등센터 관계자 역시 "생리공결제는 학생의 건강권을 보장하기 위한 당연하고도 중요한 제도"라고 강조했다. 역차별 논란에는 "남학생들의 일부 주장이 있긴 하지만 어떤 제도든 양면이 있고 이를 바라보는 다른 시각이 있다"며 "일부 의견으로 학생의 건강권을 보장하는 생리공결제에 제동을 걸 수는 없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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