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도박사이트 자금관리하며 4000억 챙긴 일당 검거

총책·모집책 등 조직원 24명 붙잡아
대포통장 명의자 77명도 입건
전국 36개 지부 두고 40조원 세탁

부산경찰청 전경. 사진제공=부산경찰청


불법 도박사이트에서 거래되는 도박자금 40조원을 관리하거나 세탁하면서 수수료 4000억원을 받아 챙긴 일당이 검거됐다.


부산경찰청은 도박개장 및 범죄단체조직 혐의로 총책 A(20대)씨 등 3명을 구속하고 공범 21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7일 밝혔다.


경찰은 또 이들이 대포통장으로 사용하도록 돈을 받고 본인 명의 은행 계좌를 건넨 77명을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A 씨 등은 2021년 7월부터 22년 11월까지 1년 4개월 간 불법 도박사이트 64개에 입금된 자금을 관리·세탁하면서 1%에 해당하는 수수료 4000억원을 챙긴 혐의다.


이들이 관리하는 계좌에 입금된 자금 규모는 40조 원에 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A 씨 등은 전국 36개 지부에 계좌 모집책, 도박사이트 연락책, 지부 관리자 등을 두고 1~2개월마다 지부 사무실을 옮겨 다니는 점조직 형태로 단속망을 피해왔다.


또 수사기관과 금융당국의 단속을 피하려고 도박사이트 입금 계좌를 하루에도 몇 번씩 바꾸는가 하면 추적이 불가능한 SNS 메시지를 통해서만 불법 도박사이트 관계자 등과 연락해 왔다. 조직원들에게는 행동강령 등을 숙지하도록 하는 치밀함까지도 보였다.


수개월 간 이들의 뒤를 쫓은 경찰은 A 씨 등 24명을 모두 검거했다. 계좌 하나당 200만원 가량을 받고 본인의 은행 계좌를 대포통장으로 넘긴 77명도 붙잡았다. A 씨 등이 사용한 대포통장만 425개에 달했다.


경찰은 이들 일당의 범죄 수익 중 8억3000만원에 대해 몰수 결정을 받았고 추가로 빼돌린 수익 환수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A 씨 등은 막대한 수수료 수익으로 300억원가량의 가상자산(코인) 투자, 람보르기니와 해운대 엘시티 주택 구매, 커피숍까지 운영하다가 경찰 수사가 시작되자 자산 상당수를 처분한 것으로 경찰은 파악했다.


특히 개인 전자지갑에 든 300억원어치 코인은 복잡한 비밀번호를 알지 못해 몰수하지 못하고 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이들에게 도박자금 세탁을 의뢰한 도박사이트를 상대로도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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