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제4이통사 추진, 결국 소비자에 피해 떠넘기는 것"

■마츠 그란리드 GSMA 사무총장
도입 초반 통신비 인하 이점 '반짝'
품질·혁신 저해 등 장기적 패착
꾸준한 신기술 발굴만이 성장 경로

“한국 정부가 추진 중인 제4이동통신사 유치는 장기적으로 패착이 될 수 있습니다.”


마츠 그란리드(사진)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 사무총장이 7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연례행사 ‘모바일360 아시아태평양 컨퍼런스’에서 기조연설을 한 후 가진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경쟁 촉진을 위해 단순히 사업자 수를 늘리는 일은 장기적으로 시장 상황을 더 악화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마츠 그란리드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 사무총장

정부는 신규 사업자를 유치해 3사 과점 체제의 통신시장 경쟁을 촉진하고 통신비 인하와 서비스 혁신을 유도하겠다는 목표로 제4이통사 유치 작업을 진행 중이다. 그란리드 총장은 이같은 정부의 기대와 달리 정반대의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짚었다. 그는 에릭슨 수석부사장, 유럽 통신사 텔레투 회장을 거쳐 2016년부터 GSMA 사무총장 겸 이사로서 글로벌 통신업계를 대변하는 통신 전문가다. GSMA는 950여 곳의 회원사가 가입해 있다.


그란리드 총장은 “제4이통사가 들어오면 처음에는 통신비가 내려가겠지만 장기적으로는 각 사의 가입자 규모가 성장하지 못하고 이는 통신 품질과 커버리지(범위) 저하, 혁신 저해, 결국엔 소비자 피해로 돌아간다”며 “미국과 중국 등 주요국도 주류 통신사가 3개를 넘지 못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통신 서비스 보급은 국내총생산(GDP)과 상관관계가 있으므로 통신산업의 성장에 정책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구글과 넷플릭스 같은 빅테크와의 망 사용료 논쟁에도 입장을 밝혔다. 단순히 빅테크가 망 투자 비용을 분담하는 걸 넘어 콘텐츠 자체도 트래픽을 덜 발생시키는 기술을 개발해 불필요한 트래픽 낭비를 없애야 한다는 것이다. 그란리드 총장은 성장 정체에 직면한 국내 통신 3사를 향해서는 “웹3.0 같은 신기술의 중심에는 연결성이 있다”며 “(이를 구현할 수 있는) 통신업을 바탕으로 신사업을 발굴하는 테크기업으로 탈바꿈하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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