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CFD 공시 오류 원인은 '금투협·코스콤의 늑장 기준 전파'

공시 시점 임박해 자료 기준 공지
제대로 전파 안돼 수치 잘못 취합
금투협·코스콤 모두 잔고 확인 안해
3거래일치 금액 빠짐 없이 다 틀려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 사진제공=금융투자협회


지난 1일 차액결제거래(CFD) 공시 첫날부터 4000억 원에 가까운 잔고가 누락된 사고는 금융투자협회과 코스콤의 불명확하고 늦은 통계 기준 전파에서 비롯된 것으로 파악됐다.


7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코스콤은 지난달 중순부터 각 증권사에 CFD 종목별 잔고를 제출해 달라고 공지하면서 그 기준이 증거금을 포함한 명목 금액인지 증거금 차감 금액인지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다. 금투협은 25일에야 코스콤에 그 기준이 명목 금액이라고 알렸고 코스콤은 뒤늦게 증권사에 이 사실을 전파했다. 상당수 증권사들은 CFD 잔액 공시 개시 시점이 임박한 상황에서 코스코의 새 공지를 숙지하지 못했고 이는 곧 31일부터 연이은 잔고 누락 사태로 이어졌다. 코스콤과 금투협 모두 증권사들이 보낸 액수가 통일된 기준에 부합하는지 확인하지 않은 결과였다.


금투협는 이날 설명 자료를 내고 “공시 시행 이후 CFD 종목별 잔고 금액이 명목 금액 기준과 증거금 차감 금액 기준으로 혼재돼 집계됐다”며 “관련 통계는 명목 금액 기준으로 공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코스콤 관계자는 “25일은 금요일이었기에 일부 증권사는 공지 내용을 확인하지 않고 증거금 차감 금액을 보낸 것으로 안다”고 해명했다.


앞서 금투협은 명목 금액과 증거금 차감 금액이 뒤섞인 CFD 종목별 잔고 자료를 홈페이지에 공시해 업계에 혼란을 불렀다. 당시 자료에는 국내 증권사 CFD 잔고가 31일 9677억 원, 1일 6762억 원, 4일 1조 412억 원으로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처럼 적었다. 금투협은 이날 이 액수를 각각 1조 1058억 원, 1조 1040억 원, 1조 995억 원으로 수정했다. 애초 단 하루도 맞지 않는 수치를 공시한 셈이다. CFD를 주가 조작의 뇌관으로 지목해 거래 투명성을 높이겠다는 금융 당국의 취지에 역행하는 사고이기도 했다.


금투협 관계자는 “앞으로 금투협·코스콤은 취합·배포하는 시장정보 기준을 증권사 등에 명확히 안내해 혼선이 없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CFD 잔고 공시는 금투협 홈페이지뿐 아니라 이달 안으로 전체 증권사 홈·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HTS·MTS)에도 제공할 예정이다. 1일부터 CFD 서비스를 재개한 증권사는 메리츠증권과 교보증권, 유진투자증권, 유안타증권 등 총 4곳이다. 다른 증권사들도 서비스 재개 여부와 시점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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