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당국이 패시브형 상장지수펀드(ETF)의 종목명에서 지수산출기관의 이름을 제외할 수 있도록 했다. 기초지수에 대한 정보를 최소한으로 담아도 되는 액티브 ETF처럼 패시브 ETF의 종목명에서도 지수산출기관을 생략할 수 있게 자율성을 부여해 불필요한 혼란을 줄이기 위함이다.

7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이달부터 패시브 ETF 종목명에서 지수산출기관의 이름을 뺄 수 있도록 방침을 변경했다. 이달 초 거래소에 신규상장을 신청한 운용사들은 이미 대부분 지수산출기관을 종목명에서 생략한 것으로 파악됐다. 거래소는 기존에 상장된 ETF들도 운용사들의 의견 수렴을 거친 뒤 필요 여부에 따라 지수산출기관을 종목명에서 뺄지를 정할 방침이다.

ETF는 거래소가 규정에 명시한 종목명 부여 원칙에 따라 운용사의 브랜드명·투자대상·투자전략·상품특성(합성 등)과 함께 기초지수 및 산출기관을 모두 포함하도록 규정해왔다. 특히 운용사의 자율성을 보장하기 위해 기초지수명과 유사하지 않아도 되도록 자율성이 부여된 액티브 ETF와 달리 패시브 ETF는 지수명과 함께 에프앤가이드, 아이셀렉트(iSelect) 등 지수산출기관의 이름을 병기해야 했다.

거래소가 지수산출기관의 이름을 패시브 ETF에서 빼도록 한 것은 비슷한 유형의 상품이 대거 출시되고 있는 상황에서 ETF의 명칭이 불필요하게 길어지고 있어 투자자들의 혼란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패시브 ETF는 에프앤가이드·솔랙티브(SOLACTIVE)·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등 지수 사업자의 이름을 종목명에 포함하다 보니 상품의 특성을 표현할 수 있는 여력이 제한됐다. 이에 단순히 유사한 지수를 기초지수로 한다는 이유로 시장에서 동일한 상품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왔다.

거래소의 한 관계자는 “최근 운용사들이 ETF 종목명에서 기초지수 기관명을 생략하게 해달라는 의견을 다수 전달해왔다”며 “기존 상품들은 갑자기 종목명을 바꿔버리면 오히려 혼란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필요성이 입증된 경우에 한해서만 지수산출기관 이름을 뺄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