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토스證, 올해도 '전산오류 1위' 불명예

◆김한규 의원실 자료 입수
7월까지 9건…28개사 중 최다
디지털특화 외쳤지만 사고 빈번
카카오페이證도 세번째로 많아
"실적부진에 시스템 예산 줄인탓"

사진제공=토스증권

‘디지털 특화’를 무기로 전통 금융투자 회사들에 도전장을 낸 국내 대표 핀테크 업체 토스증권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가장 많은 전산 오류 사고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 업계에 혁신을 불어넣겠다며 출범한 카카오페이(377300)증권도 지난 7월까지 이미 지난해 연간 수준을 뛰어 넘는 전산 장애 건수를 기록했다. 두 증권사 모두 아직까지 좀체 이익을 내지 못하면서 전산 시스템 관리 예산을 늘리지 못한 탓으로 분석된다.





7일 서울경제신문이 입수한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토스증권은 올해 1~7월 국내 28개 증권사 가운데 가장 많은 9건의 홈·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HTS·MTS) 전산 오류 사고를 빚었다. 지난해(14건)에 이어 올해에도 ‘전산 오류 1위 증권사’라는 오명을 지켰다.


카카오페이증권도 같은 기간 6건의 전산 오류를 범해 이미 지난해 연간 건수(5건)를 넘어섰다. 전체 증권사 가운데 세 번째로 많은 수치다. 두 증권사가 HTS 없이 MTS 서비스만 제공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오류 빈도가 유독 많은 셈이다.


구체적으로는 6월 30일 토스증권 MTS에서 일부 계좌 수익률이 ‘1000%’ ‘-99%’ 등 실제와 전혀 다르게 표시되는 오류가 약 23분 간 발생했다. 7월 3일 카카오페이증권 MTS에서는 오후 10시 30분부터 11시 10분까지 40분가량 해외 주식 거래 서비스가 멈췄다. 5월 15일에는 카카오페이증권 데이터베이스 시스템에 과부하가 걸리면서 오후 12시 10분부터 2시간 가까이 MTS 접속에 지장이 생겼다.


이들 신생 증권사 외에는 신한투자증권(7건), 미래에셋증권(006800)·한국투자증권·대신증권(003540)(3건), KB증권·삼성증권(016360)(2건), NH투자증권(005940)(1건) 등의 순으로 전산 장애 사고가 많았다. 이번 조사에는 전산 장비 과부하, 프로그램 오류 등 소비자 피해가 없는 단순 장애도 포함했다.


김 의원은 “디지털화를 강점으로 설립한 토스증권에 장애 건수가 가장 많은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며 “토스·카카오는 기술 기업에 대한 소비자의 기대를 만족시키고 금융사로서의 신뢰를 쌓기 위해 더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진제공=카카오페이


금융투자 업계에서는 이에 대해 토스증권과 카카오페이증권이 적자 늪에 허덕이면서 전산 시스템 관리에 제대로 투자하지 못한 결과라고 해석했다. 잦은 오류가 ‘쉽고 간편한 주식거래’라는 차별화 지점에 걸림돌이 되고 수익성 개선의 발목까지 잡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었다. 실제로 올 상반기 토스증권은 39억 원, 카카오페이증권은 254억 원씩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토스증권은 지난해 3분기에 첫 분기 기준 흑자를 달성하고도 이후로는 한번도 이익을 내지 못했다. 카카오페이증권은 출범 이래 내리 손실만 보고 있다.


김 의원실에 따르면 토스증권과 카카오페이증권이 올 상반기 전산 시스템 구축에 사용한 비용은 각각 208억 원, 146억 원으로 지난해 연간 투자액 476억 원, 411억 원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이는 상반기에만 지난해 연간 전산 운용비(1335억 원)의 절반 이상(727억 원)을 투입한 KB증권 등 기성 증권사만도 못한 성적이다. 앞서 카카오페이증권은 “자산 관리의 대중화를 이끌겠다”며 2020년 2월 등장했고 토스증권은 “모바일 주식 투자의 표준이 되겠다”며 2021년 3월 시장에 뛰어들었다.


토스증권 관계자는 “불편을 겪은 고객들께 죄송하다”며 “투자자 편의성 향상을 위해 더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카카오페이증권 관계자는 “중소형 증권사 특성상 대형 증권사와 직접적인 비교를 하기 어렵다”면서도 “계속해서 서비스 안정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의원. 서울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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