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영창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이 연구·개발(R&D) 예산 삭감과 관련해 “(그 동안) 카르텔적 요소가 있었다는 것이 사실”이라고 7일 말했다. 일부 중소기업들 사이에서 ‘나눠먹기’식으로 운영된 측면이 있다는 판단에 비효율성을 개선해야 한다는 정부 입장을 다시 한 번 강조한 것이다.
주 본부장은 이날 서울 종로구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대회의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R&D 카르텔’ 지목으로 인한 과학계에서 논란이 있다는 지적에 “특정 중소기업을 대신해 (사업 계획서 등을) 써주는 컨설팅 회사가 있었다든가, 능력이 없는 중소기업에서 그것들로 생존했었다는 사례가 있었던 것은 부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전체가 카르텔이다고 얘기한 적은 없다”면서도 “비효율적인 것이 있었던 것을 걷어냈다, 그렇게 얘기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 본부장은 이날 R&D 예산 감축과 관련한 비판에 시종일관 방어에 나서는 모습을 보였다. 정부는 내년 정부 R&D 예산으로 올해 31조 1000억 원보다 16.6% 줄어든 29조 5000억 원으로 편성하자 과학계 등에서는 여러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주 본부장은 “취임 초 코리안 패러독스라는 말을 듣고 충격을 받았다”며 “우리나라에서 R&D에 들어가는 돈에 비해 성과가 적다는 것을 사람들이 비판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생존 능력이 없는 중소기업, ‘좀비 기업’이라고도 하는 기업을 계속 유지 시키는 것이 과연 맞는 것이냐”며 “건전한 기업 생태계를 위해서도 그런 기업은 도태시키고 건전한 기업들이 더 갈 수 있도록 자원을 배분하는 것이 맞다”고 설명했다.
대신 꼭 추진해야 할 분야의 예산은 증액했다는 설명도 수차례 반복했다. AI·바이오 등 국가전략기술에 투입하는 예산은 올해보다 6.1% 늘렸고, 젊은 과학자 육성과 관련한 것도 대폭 확대했다는 설명이다. 주 본부장은 “혁신본부가 조종자가 아니라 플레잉 코치로 현장과 잘 소통하면서 중간자 역할을 하겠다”며 “오해가 있던 부분은 오해를 풀고 심각한 문제가 있으면 해결될 수 있도록 소통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