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배터리공장 찾은 정의선 "아세안 전기차 주도"

■LG엔솔 합작공장서 전략 점검
6월 완공, 내년부터 셀 본격 양산
인니 첫 배터리~완성차 메이커 도약
AFTA따라 아세안 수출 '무관세'
현지 유통사 손잡고 충전소도 확대

정의선(오른쪽)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7일(현지 시간) 현대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셀 합작공장인 ‘HLI그린파워’를 찾아 공정별 세부 사항을 살피고 있다. 사진 제공=현대차그룹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현대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의 인도네시아 배터리셀 합작공장을 찾아 현지 전동화 전략을 점검했다. 내년부터 이곳에서 배터리셀 양산이 시작되면 현대차는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글로벌 완성차 업체 가운데 가장 먼저 전기차 생산 생태계를 구축한 메이커가 된다.


8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정 회장은 7일(현지 시간) 인도네시아 카라왕신산업단지(KNIC)에 위치한 현대차그룹과 LG엔솔의 배터리셀 생산 법인인 HLI그린파워를 방문해 아세안권역본부 임직원들과 현지 전동화 전략 등을 논의했다. 정 회장은 코로나19 엔데믹 시기인 2019년 9월 착공식에는 온라인 화상으로 참석해 현장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 회장은 배터리셀 시제품이 생산되는 전극 공정, 조립 공정, 활성화 공정을 차례로 둘러보며 각 공정별 세부 사항을 면밀히 살폈다.


HLI그린파워는 올해 6월 완공됐다. 시험 생산을 거쳐 2024년부터 고성능 리튬이온(NCMA) 배터리셀을 본격적으로 양산할 예정이다. 고함량 니켈(N)과 코발트(C), 망간(M)에 출력을 높여주고 화학적 불안정성을 낮춰줄 수 있는 알루미늄(A)을 추가했다. 이 배터리셀은 현대차 인도네시아 공장에서 생산하는 전기차를 포함해 향후 출시될 현대차·기아 전기차에 탑재된다.


인도네시아는 세계 4위 인구 국가이자 배터리 핵심 광물인 니켈 매장량과 채굴량이 세계 1위인 국가다. 정 회장은 인도네시아를 거점으로 현대차그룹을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지역의 전동화 톱티어 브랜드로 키워나갈 계획이다.


내년 HLI그린파워에서 배터리셀이 양산되면 현대차는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자동차 업체 중 처음으로 전기차 배터리셀부터 완성차까지 현지 생산 및 판매 체계를 갖춘 유일한 메이커가 된다. 인도네시아에서 최초로 생산된 전기차 아이오닉 5는 현지 전기차 시장에 돌풍을 일으키며 현대차가 인도네시아 전기차 1위 업체에 오르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충전 인프라도 확대하고 있다. 5일 현대차는 인도네시아 최대 유통 기업인 ‘리포몰 인도네시아’와 전기차 충전소 확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인도네시아 전역에 위치한 리포몰의 대형 쇼핑몰 52곳에 전기차 충전소를 설치하기로 했다.


현대차그룹은 향후 원자재 조달, 배터리 및 완성차 생산, 충전 시스템 확대, 배터리 재활용으로 이어지는 현지 전기차 에코 시스템을 구축해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아세안 전기차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자동차 수출 시 무관세 혜택도 기대할 수 있다. 아세안자유무역협정(AFTA)에 따라 부품 현지화율이 40% 이상일 경우 인도네시아 공장에서 생산한 전기차는 아세안 국가에 무관세로 수출할 수 있다. 올해 한국과 인도네시아의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이 발효되면서 양국의 자동차 분야 경제 협력이 더 활발하게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대표적 한국 기업으로서 한국과 인도네시아 간 경제 교류 및 지속 가능한 발전에 중추적 역할을 하는 한편 전동화 선도 브랜드로 영향력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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