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자 27만' 의사 유튜버 "동네언니처럼 친근한 소통…산부인과 문턱 더 낮춰야죠"

■홍혜리 헤스티아여성의원 대표원장 인터뷰
산부인과 전문의 3명이 '우리동산' 시작…4년만에 인기 채널로
잘못된 의학정보로 병 키우는 환자들 볼 때마다 안타깝다고 느껴
가임기 여성 괴롭히는 PMS, 경구용 피임약이 증상 개선 도울수도

홍혜리(오른쪽) 헤스티아여성의원 대표원장이 내원 환자와 상담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헤스티아여성의원

“우리나라는 여전히 산부인과 문턱이 너무 높아요. 인터넷에서 잘못된 의학정보를 접하는 환자들을 도와줄 방법이 없을지 고민하다 유튜브 채널을 직접 운영해보자는 아이디어를 냈죠.”


홍혜리 헤스티아여성의원 대표원장(산부인과 전문의)은 건강 관리에 관심있는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우리동산 홍쌤’으로 통한다. 병원을 함께 운영하는 산부인과 전문의 3명이 의기투합해 2019년 5월경 ‘우리동산’(우리동네 산부인과의 줄임말) 채널을 열었고 첫 영상을 올린 지 4년 만에 27만 명 가까이 구독자를 모았다. 인기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속 에피소드를 현직 의사 관점에서 리뷰한 영상은 누적 조회수가 400만 뷰를 넘겼다. 임신과 출산 과정에서 생기는 궁금증부터 유방암, 난소암 등의 부인과 질환이나 성병, 피임 등 다소 민망할 수 있는 소재까지 폭넓은 주제를 전문적이면서도 쉽게 전달하는 데 힘쓰고 있다.


홍 원장은 인기 유튜버의 비결을 묻는 질문에 “당시만 해도 의사 유튜버가 많지 않았다”며 “그 덕을 좀 본 것 같다”고 겸손해 했다. 온종일 수술과 외래진료에 시간을 할애하고 채널 운영과 동영상 촬영, 편집까지 신경쓰기란 결코 녹록치 않다. 그럼에도 틈틈이 유튜브 라이브를 켜는 등 4년째 채널 운영을 지속할 수 있었던 건 ‘영상을 보고 산부인과에 갔다가 큰 병을 발견했다’는 진심어린 피드백 덕분이었다. 소셜미디어(SNS)를 보고 과도한 공포를 갖거나 병을 키워서 오는 여성들에 대한 안타까움이 그만큼 컸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가임기 여성 대부분이 매달 겪는 생리 전후 불편감도 마찬가지다.


홍 원장은 “다양한 월경전증후군(PMS·Premenstrual Syndrome) 증상을 한 번에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약물요법은 아직 없지만 경구용 피임약 복용을 시도해 볼 수 있다”며 “우울증, 불안장애 치료제로 널리 쓰이는 세로토닌 재흡수억제제도 치료 반응률이 60% 이상으로 꽤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매일 복용하는 대신 배란기 이후 증상이 있을 때만 간헐적으로 복용하는 방법도 있기 때문에 주치의와 상의해 결정하면 된다. 과거 혈전이 생긴 적 있거나 조절되지 않는 당뇨, 고혈압, 유방암 등 금기사항이 없다면 피임약이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 홍 원장도 8년간 경구용 피임약을 복용한 이력이 있다.


그는 “아무런 증상이 없는 건강한 여성도 1년에 한번 산부인과 정기 검진이 필요하다”며 “불필요한 선입견 때문에 산부인과 내원을 멀리하다가 병을 키우는 여성들이 없어질 때까지 유튜브로 열심히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