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다 다 죽어"…獨, 英·EU 전기차 관세 연장 지지

포스트 브렉시트 관세 내년 1월 발효 예정
영국·EU간 EV 부품 조달률 45% 미만 시
10% 관세…"역내 공급망 아직 안정안돼"
중국 조달로 관세·가격 경쟁 하락 불가피
업체들 우려에 독일, 영국 연기 주장 지지

올라프 숄츠(앞줄) 독일 총리가 5일(현지 시간) 뮌헨에서 열린 모터쇼 ‘IAA 모빌리티 2023’에서 안대를 하고 자동차 시뮬레이터를 체험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독일이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에 따른 영국과 유럽연합(EU) 간 전기차 관련 관세 조항의 발효 시점을 내년 1월에서 2027년 이후로 미루자는 영국의 주장을 지지하고 나섰다.


브렉시트 당시 마련된 ‘포스트 브렉시트 관세 조항’에 따르면 EU와 영국을 오가는 전기차 등 수출 품목은 부품의 45%를 두 지역에서 자체 조달해야 한다. 이 규정을 충족하지 못하면 10%의 관세가 부과된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독일이 포스트 브렉시트 관세에 대한 자동차업계의 역효과 우려에 최근 EU 집행위원회에 ‘관세 연기’를 압박하고 있다고 7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관세 연기는 그동안 영국 정부가 꾸준히 EU 집행부에 요청해 온 사안이다. 영국은 ‘유럽 이외 지역에서 배터리 등 부품을 들여올 경우 전기차에 10%의 부담금을 매긴다’는 조항이 당장 내년부터 시행되기에는 아직 역내 공급망이 안정적이지 않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EU 내 공장들이 충분한 생산력을 확충하지 못한 상태라 새 규정을 충족하지 못하는 사례가 속출할 수밖에 없고, 이는 오히려 ‘EU의 전기차 시장 경쟁력 약화’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전기차 전환에 열을 올리는 EU 집행위는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으로 역내 배터리 생산이 위축되자 원산지 규정 강화를 비롯해 포스트 브렉시트 관세 조항에 강경한 입장을 보여 왔다. 그러나 유럽 내 다수의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충분한 공급이 보장되지 않을 경우 아시아, 특히 중국 배터리 제조업체 수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고, 이 경우 관세 부담으로 가격 경쟁력이 떨어져 산업 전체가 후퇴할 수 있다’며 재협상 또는 발효 연기를 주장하고 있다.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는 새 관세 규정이 시행되면 회원들이 2024~2026년 약 43억 유로의 비용을 부담하게 될 것으로 추산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