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64% "하반기 신규채용 없거나 미정"…채용한파 지속

전경련, 500대 기업 대상 채용계획 조사
'채용규모 늘릴 것' 17% 뿐…긴축경영 돌입
규제 완화·인센티브 확대 등 정책 지원 요구

지난달 23일 오전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2023 금융권 공동채용 박람회' 한 부스를 찾은 취업준비생들이 면접을 보고 있다. 2023.연합뉴스

국내 대기업 10곳 중 6곳이 올해 하반기 신규채용을 하지 않거나 계획을 정하지 않은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경기침체 지속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가라앉지 않으면서 올해 하반기 신규 취업시장이 지난해 못지않은 침체를 이어갈 전망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매출액 500대 기업(응답 127개 사)을 대상으로 2023년 하반기 대졸 신규채용 계획을 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의 64.6%는 하반기 신규채용 계획을 수립하지 못했거나(48.0%) 채용하지 않을 것(16.6%)이라고 답했다.


‘채용계획 미정’ 응답은 지난해 하반기 44.6%보다 3.4%포인트 늘었고 ‘채용하지 않을 것’ 응답은 지난해 하반기(17.4%)보다 0.8%포인트 감소했다.




올해 하반기 신규채용 계획을 수립한 기업은 35.4%였다. 이중 전년 대비 채용 규모를 늘리겠다고 답한 기업은 17.8% 뿐이었다. 57.8%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 24.4%는 규모를 줄이겠다고 각각 응답했다. 전년 대비 채용을 늘리겠다는 기업 비중은 지난해(37.0%)보다 19.2%포인트나 줄었다.


기업들은 신규채용을 하지 않거나 규모를 늘리지 않기로 한 이유에 대해 ‘수익성 악화·경영 불확실성 대응을 위한 긴축경영 돌입’(25.3%)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글로벌 경기침체 장기화, 고금리·고환율 등으로 인한 경기 악화’(19.0%), ‘원자재 가격 상승, 인건비 증가 등에 대비한 비용 절감’(15.2%) 등을 주요 이유로 지목했다.


이 같은 취업 한파 속에서 올해 대졸 취업 경쟁은 작년보다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올해 대졸 신규채용 예상 경쟁률은 평균 81대 1로 예상돼 지난해(77.1대 1)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정작 청년 취업난이 심각한 상황에서도 기업들은 정작 원하는 인재를 찾지 못하는 ‘일자리 미스매치’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기업들은 신규 채용 관련 애로사항으로 ‘적합한 인재 찾기 어려움’(30.9%)을 가장 많이 언급했다.


기업들은 대졸 신규채용 확대를 위한 정책과제로 규제 완화를 통한 기업투자 및 고용 확대 유도(39.4%), 고용증가 기업 인센티브 확대(25.2%), 신산업 성장동력 분야 기업 지원(15.7%), 진로지도 강화·취업정보 제공 등 미스매치 해소(8.7%) 등을 지적했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산업본부장은 “최근 기업들은 경영 불확실성 증폭으로 채용을 보수적으로 계획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정부와 국회가 규제 혁파, 노동개혁, 조세부담 완화 등 기업 활력을 위한 제도적 지원으로 고용 여력을 확충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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