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관계사 20곳이 11일부터 하반기 신입 사원 공개 채용에 나선다. 삼성은 최근 대기업 신입 사원 채용 트렌드가 수시 채용으로 바뀌는 상황에서도 4대 그룹(삼성·SK·현대차·LG) 중 유일하게 공채를 유지하면서 ‘열린 채용 문화’를 이끌고 있다.
10일 삼성에 따르면 11일 관계사 20곳이 채용 공고와 함께 공채 일정을 시작한다. 공채에 나선 관계사는 삼성전자(005930)·삼성디스플레이·삼성전기(009150)·삼성SDI(006400)·삼성SDS·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삼성바이오에피스·삼성물산(028260)·삼성중공업(010140)·삼성엔지니어링(028050)·삼성생명(032830)·삼성화재(000810)·삼성카드(029780)·삼성증권(016360)·삼성서울병원·호텔신라·제일기획·에스원·삼성웰스토리·삼성전자판매 등이다.
지원자들은 18일까지 삼성 채용 홈페이지(삼성 커리어스)를 통해 각 회사에 지원할 수 있다. 주요 공채 일정은 9월 지원서 접수를 시작으로 직무적합성평가(9월), 삼성직무적성검사(GSAT·10월), 면접 전형(11월) 순으로 진행된다.
GSAT에 응시하는 지원자들은 독립된 장소에서 PC나 스마트폰으로 온라인 평가를 치르게 된다. 소프트웨어 개발이나 디자인 등 일부 직군의 경우 소프트웨어 역량 테스트와 디자인 포트폴리오 심사도 병행할 예정이다.
1957년 국내 처음으로 공채를 도입한 삼성은 올해도 공채를 4대 그룹 중 유일하게 유지하고 있다. 대부분의 대기업들이 유연한 고용을 위해 수시 채용으로 전환하고 있는 모습과 대조적이다. 삼성 관계자는 “공채를 통해 대규모 일자리 창출, 공정한 취업 기회 제공, 우수 인재 육성에 기여하고 있다”며 “1993년 대졸 여성 신입 사원 공채를 신설하고 1995년 지원 자격 요건에서 학력을 제외하는 등 열린 채용 문화를 선도해왔다”고 전했다.
삼성은 “더 많이 투자하고 더 좋은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이재용 회장의 뜻에 따라 불확실한 경영 환경 속에서도 채용 규모를 계속 확대하고 있다. 삼성은 2018년 발표한 ‘3년간 4만 명 채용’ 계획을 달성했고 지난해 5월에는 향후 5년간 8만 명을 신규 채용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공채 제도는 인력 선발과 교육에 비용이 많이 들어 기업 입장에서는 부담이지만 ‘공정한 기회’와 같은 공익적 목적에 더 비중을 두고 있다는 설명이다.
삼성의 공채 소식은 한파를 맞은 하반기 채용 시장에 한줄기 빛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이날 500대 기업(응답 127개사)을 대상으로 하반기 신규 채용 계획을 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의 64.6%는 신규 채용 계획을 수립하지 못했거나(48.0%) 채용하지 않을 것(16.6%)이라고 답했다. 그나마 신규 채용 계획을 수립한 기업 중 전년 대비 채용 규모를 늘리겠다고 답한 곳은 17.8%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