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할리우드 단골 촬영지

피해 집중된 마라케시 어떤 곳

모로코 마라케시의 구시가지인 메디나 지역에 위치한 쿠투비아 모스크의 첨탑에서 연기가 나오고 있다. 높이 69m의 이 첨탑은 ‘마라케시의 지붕’으로 불리는 랜드마크다. X(옛 트위터) 캡처

모로코에 규모 6.8의 강진이 덮치면서 큰 피해를 본 도시 가운데는 구시가지 지역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을 정도로 유서 깊은 고도(古都) 마라케시도 있다. 현재 모로코라는 국가 명칭의 어원이기도 할 만큼 중세 문화유산이 많지만 이번 지진에 ‘마라케시의 지붕’으로 불리던 모스크 첨탑이 파손되는 등 모로코 주요 도시 중 피해가 가장 컸다. 인구 약 110만 명의 마라케시는 이번 지진에 구시가지 지역인 메디나에서 일부 건물이 붕괴하고 600명 이상이 숨지는 피해를 본 것으로 집계된다. 현지 언론들은 이 일대 랜드마크인 쿠투비아 모스크의 높이 69m짜리 첨탑이 파손됐다고 전했으나 어느 정도로 손상됐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메디나 지역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한 유네스코의 설명을 종합하면 마라케시는 베르베르인의 알모라비드 왕조가 1070~1072년 사이 만든 도시로, 베르베르어로 ‘신의 땅’이라는 뜻이다. 이후 오랜 기간 정치·경제·문화 중심지였으며 북아프리카에서 안달루시아에 이르는 서부 무슬림 지역 전역에 영향력을 미쳤다. 쿠투비아 모스크와 성벽, 정원, 반디아궁전, 제마엘프나광장 등 많은 건축·문화유산이 있다. 광장에 있는 전통시장 등 볼거리가 다수라 관광객이 많이 찾는다.


마라케시는 할리우드 영화·드라마 단골 촬영지이기도 하다. 미국 영화 정보 사이트 IMDB에 따르면 마라케시에서 촬영한 작품은 영화 ‘미션임파서블:로그 네이션’ ‘미이라’ ‘섹스앤더시티2’, 드라마 ‘왕좌의 게임’ 등이 있다. 한국에서도 예능 ‘장사천재 백사장’에서 백종원이 제마엘프나광장의 시장에서 한식을 판매하는 모습이 유명하다. 중요한 국제회의도 여러 차례 열렸다. 우선 다음 달 9~15일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가 열리는 곳이 마라케시다. 앞서 세계무역기구(WTO) 설립의 토대가 된 협정이 논의된 곳도 마라케시여서 1994년 4월 채택된 이 협정은 ‘마라케시 협정’으로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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