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12년만에 신용등급 '투자적격' 상향

DBRS모닝스타 '트리플B' 판정
미초타키스 총리 주도 투자활성화
경제 성장률 작년 5.9%로 반등
과거 '유럽의 병자' 비아냥 극복



2010년대 채무 위기 이후 처음으로 그리스 국채의 신용등급이 투자 적격 등급으로 상향 조정됐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유럽의 신용평가사 DBRS모닝스타가 그리스의 장기 국채 등급을 트리플B로 상향 조정했다고 보도했다. 등급 상향에는 재정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됐다.


DBRS모닝스타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무디스, 피치 등 이른바 3대 신용평가사에 비해 위상은 낮지만 유럽중앙은행(ECB)이 이 회사 등급을 인정하기 때문에 유럽 내 영향력은 높다. 이에 곧 3대 신평사로부터도 등급 상향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그리스 국채는 이미 투자등급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고 전했다.


과거 그리스는 이탈리아와 함께 유럽의 병자로 불렸지만 2019년부터 총리를 맡은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가 주도한 투자 활성화 정책으로 경제가 극적으로 개선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리스는 2010년 유로존의 재정위기 여파로 국가부도 사태까지 내몰린 바 있지만 시장 친화적 정책을 통해 급속히 면모를 일신한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국가부도 사태로 받았던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은 10여년 만인 지난해 3월 완전히 갚았고 경제성장률도 유럽연합(EU) 평균을 크게 웃도는 수준으로 반등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 6월 총선에서 승리한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가운데) 그리스 총리가 아테네 신민당 당사에서 손을 흔들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을 받은 그리스는 투자 활성화와 재무구조 개선을 통해 신용등급이 상향 조정됐다. EPA연합뉴스


올 6월 총선에서 재집권에 성공한 미초타키스 총리는 2019년 처음 집권한 후 경제 부흥을 기치로 내걸고 기업에 대한 감세, 외국인 투자 유치 등에 힘을 쏟았다. 또한 부채의 조기 상환에 총력을 쏟았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인 2007년 대비 4분의 3 이하로 줄어든 평균임금이 문제되자 이번 총선에서는 이를 EU 평균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이후 그리스 경제는 수출과 외국인직접투자(FDI) 등이 늘어나며 회복세에 접어들었다. 수출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19%에서 지난해 49%로 늘었으며 FDI는 지난해 50% 증가하며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2년 이래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그 결과 경제성장률은 코로나19 팬데믹의 여파로 2020년 ?9%까지 떨어졌음에도 이듬해인 2021년에는 8.4%, 지난해에는 5.9%로 급반등했다. 이는 EU 평균(5.4%, 3.5%)보다 높다. 정부 부채 비율은 2020년 206%에서 지난해 171%로 떨어졌으며 일자리가 늘어나면서 2015년 27.5%에 달하던 그리스의 실업률은 지난해 12.2%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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