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 때문에?'…인증샷 찍으려다 450년 된 伊동상 훼손한 관광객

한 독일 관광객이 이탈리아 피렌체 시뇨리아 광장에 있는 넵튠 분수대에 올라가면서 촬영된 폐쇄회로(CC)TV 영상 캡처(왼쪽)와 이 관광객이 찍은 인증샷. 사진=X

한 독일 관광객이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인증샷을 찍다가 16세기 문화재를 훼손하는 사건이 벌어져 이탈리아 당국이 제재에 나섰다.


6일(현지시간) CNN과 유로뉴스 등에 따르면 이탈리아 피렌체 경찰은 최근 문화재 훼손 혐의로 22세 독일 남성을 체포했다.


이 남성은 지난 4일 새벽 1시쯤 피렌체 시뇨리아 광장에 있는 넵튠 분수대의 펜스를 넘어 분수대 위로 올라갔다. 남성은 이곳에서 포즈를 취하며 인증샷을 찍었다.


이후 분수대에서 내려오던 남성은 동상 일부를 밟아 훼손했다. 그 순간 경보음이 울렸고 그는 함께 있던 친구들과 현장에서 도망갔다.


넵튠 분수대는 1559년 피렌체의 대공 코지모 1세가 아들 프란체스코의 결혼을 기념하기 위해 주문해 제작된 기념물이다.



분수대 펜스를 넘어 성큼성큼 걸어 들어오는 관광객. 다리오 나르델라 피렌체 시장 X(트위터).

이 남성이 분수대를 훼손하는 모습은 현장 폐쇄회로(CC)TV에 고스란히 찍혔고, 당국은 곧바로 추적에 나섰다.


피렌체 시는 이 남성으로 인한 피해액이 약 5000유로(한화 715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관광객은 복구 비용뿐만 아니라 벌금까지 물게 될 것으로 보인다.


피렌체 시장도 분노했다. 다리오 나르델라 시장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당시 상황이 담긴 CCTV 영상과 관광객의 인증사진을 직접 공개했다. 그러면서 “문화유산 훼손 행위에 대해 선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광객은 단지 사진을 찍기 위해 넵튠 동상에 올라가는 게 옳은 행동이라고 생각한 것 같다"고 질타했다. 그는 “넵튠 조각상에 올라간 관광객은 막대한 벌금을 물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관광객은 현재 구금 상태로, 유죄 판결을 받으면 벌금을 내고, 시 출입도 금지된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