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신협 40대 강도 베트남서 붙잡혀…"돈은 카지노서 다 탕진한 듯"

지난달 18일 대전 서구 관저동 한 신협에 헬멧을 쓴 남성이 침입해 현금 약 3900만원을 빼앗아 달아났다. 범행하기 위해 오토바이를 타고 신협으로 가는 용의자 모습. 연합뉴스

대전 신협 은행강도 용의자가 범행 이틀째 베트남으로 도주했다가 출국한 지 21일 만에 현지에서 붙잡혔다.


대전경찰청은 대전의 한 신협에 침입해 현금을 빼앗고 달아난 뒤 베트남으로 출국한 용의자 40대 남성 A씨를 베트남 현지 카지노에서 검거했다고 10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이날 오후 4시55분(현지시각)께 베트남 다낭시에 있는 한 카지노에서 잠복 중이던 경찰에 긴급 체포됐다.


경찰은 '대전 신협 강도로 보이는 한국인이 카지노에 들락거린다"는 현지 한인의 제보를 받고 현지 경찰과 공조해 해당 카지노 인근에서 잠복수사를 벌여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지난달 18일 낮 11시58분께 대전 서구 관저동 한 신협에서 흉기로 직원을 위협해 3900만원을 빼앗은 뒤 미리 훔쳐 놓은 오토바이를 타고 달아났다.


범행 뒤 대전 권역을 국도로 드나들며 경찰을 따돌린 A씨는 충남 금산까지 도주한 뒤 훔친 오토바이 2대를 모두 버리고 종적을 감췄다. 그는 신원을 감추기 위해 범행 당시 헬멧을 착용하고 도주 과정에서 수 차례 옷을 갈아입었다. 차량과 도보, 택시 등 이동 수단을 여러 번 바꾸고 폐쇄회로(CC)TV가 없는 도로나 미개통 도로로 도주해 수사에 혼선을 주기도 했다.


추적에 나선 경찰은 범행 사흘 뒤인 지난달 21일에서야 A씨 신원을 특정했지만 그는 전날 이미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다낭으로 출국했었다. 경찰은 이후 국제형사경찰기구(ICPO·인터폴)에 적색수배를 요청하고 현지 경찰과 공조해 A씨를 추적해 왔다.


경찰은 A씨의 가족과 지인 등의 진술을 토대로 그가 수억 원가량의 도박 빚을 져 범행한 것으로 보고 A씨를 상대로 자세한 범행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다.


그는 과거 절도 등 다수의 범죄 전력이 있으며 소년 시절 강도사건으로 소년보호 처분을 받기도 했다. 현재는 일정한 직업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훔친 돈의 행방은 아직 확실치 않지만 모두 탕진한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A씨 압송 절차를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