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를 보는 ‘인류의 눈’ 제임스웹망원경 1년[김정욱의 별별이야기](44)

■현존 최고의 우주망원경…제작에 13조원 투입돼
■여러번 발사 연기 끝에 2021년 12월 우주로 떠나
■지구에서 150만km 떨어진 지점에서 심우주 관측
■성능은 허블의 100배…1년 간 750여편 논문 쏟아져

마지막 남은 블루오션 우주. 미국과 러시아, 중국, 인도 등은 일찌감치 우주의 가치에 눈을 뜨고 그 공간을 개척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이제 본격적으로 우주개발에 뛰어들고 있죠. 미지의 우주, 그 광활하고 거대한 세계에 대한 이야기를 어린이부터 성인까지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재미있게 풀어내려 합니다. <편집자주>


제임스웹우주망원경. 사진제공=나사

현재 존재하는 최고의 우주망원경 ‘제임스웹망원경’이 본격 활동을 한지도 1년이 조금 넘었습니다.


이 망원경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이 중심이 돼 개발했으며 제작에는 유럽우주국(ESA)과 캐나다우주국(CSA)이 함께 참여했습니다. ‘제임스 웹’은 나사의 전 국장으로 우주과학 발전에 기여한 그의 업적을 기려 나사가 이름을 붙였습니다.


제임스웹망원경은 허블우주망원경과 스피처우주망원경의 뒤를 잇는 우주망원경이며, 기존 망원경으로 관측할 수 없었던 심우주를 들여다보고, 외계행성, 생명체 거주 가능 행성, 별과 은하 등을 관측하는 게 주요 임무입니다.


제작에 110억달러(13조원)가 들어간 제임스웹망원경은 2040년까지 활동할 수 있을 것으로 나사는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 망원경은 당초 2007년 발사가 목표였지만 제작 과정에서 많은 오류가 착오를 겪어 수차례 지연됐습니다.


원래계획대로 2007년에 제임스웹망원경을 우주로 못 보냈던 나사는 2018년 10월로 발사예정일을 잡았었지만 다시 2019년 3월로 연기됐습니다.


그러나 2020년 5월로 발사가 미뤄지고 또 2021년 3월로 연기됐으나 역시 우주로 떠나지 못했습니다. 결국 나사는 제임스웹망경원의 발사시기를 2021년 10월로 잡고, 드디어 그해 12월 쏘아 올렸습니다.


여러 차례 연기를 거듭하면서 나름 우여곡절을 겪은 제임스웹망원경은 2021년 크리스마스날인 12월 25일 프랑스령 기아나에서 발사됐습니다. 천문학자 등 과학자들은 물론 인류의 기대를 안고 드디어 우주로 나간거죠.



라그랑주 지점. 그래픽제공=나사

지구를 떠난 제임스웹망원경은 한 달 뒤 지구에서 150만km 떨어진 ‘라그랑주’ 두 번째 지점( L2)에 도착했습니다.


라그랑주 지점이란 2개의 천체 사이에서 중력과 원심력이 상쇄돼 실질적으로 중력의 영향을 받지 않는 곳, 즉 두 천제의 중력이 균형을 이루는 지점을 말합니다. 태양과 지구에는 5개의 라그랑주 지점(L1, L2, L3, L4, L5)이 있는데 제임스웹망원경은 L2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L2는 지구와 태양이 일직선이 되는 지점입니다.


지구와 달의 거리는 36만~38만km이며, 허블망원경은 지구상공 600km에 떠 있으니 제임스웹망원경은 매우 멀리 나가있는 거죠. 허블망원경은 문제가 생길 경우 수리가 가능하지만 제임스웹망원경은 너무 멀리 있어 수리가 불가능합니다.


그렇다면 왜 제임스웹망원경은 이렇게 멀리 있는 걸까요? 그 이유는 우선 지구에서 오는 적외선의 영향을 최소화하고, 태양과 달의 빛을 차단하기 위해서입니다.


5개의 라그랑주 지점 중 L2에 자리 잡은 것도 나름 이유가 있습니다. L1~L3는 중력이 불완전 평형점이고 L4~L5는 완전 평형점입니다.


불완전 평형점은 물체가 그 지점에서 살짝 벗어나면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지 못하고, 반면 완전 평형점은 약간 벗어나도 다시 제자리로 돌아올 수 있는 지점입니다.


우주망원경이 완전 평형점에 위치하면 특별한 조작 없이 계속 그 곳에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완전 평형점인 L4와 L5는 너무 안정적이어서 주변의 운석을 끌어당깁니다. 이 때문에 자칫 제임스웹망원경이 운석에 맞아 고장이 날 위험성이 있습니다.


L3는 태양 반대편에 있어 지구에서 볼 때 망원경이 항상 가려져 좋은 위치가 아닙니다. 또 L1은 태양과 가까이 있기 때문에 태양의 적외선 영향을 받아 역시 위치가 안 좋습니다. L2는 제임스웹망원경 하단에 달린 선쉴드로 태양열과 지구 자외선을 모두 가릴 수 있어 5개의 지점 중 가장 좋은 곳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제임스웹망원경이 촬영한 은하들. 점 하나하나가 모두 은하이다. 사진제공=나사

태양을 중심으로 공전하는 제임스웹망원경은 L2에 자리를 잡은 뒤 주거울을 펼치고 여러 가지 테스트를 거쳐 지난해 7월부터 본격 활동에 들어갔습니다.


제임스웹망원경의 가장 큰 강점은 가시광선뿐 아니라 적외선도 관측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온도를 가진 모든 물체는 적외선을 방출하는데 이 망원경은 적외선 관측을 통해 별과 주위 행성의 생성보습을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제임스웹망원경은 외계행성의 대기도 분석할 수도 있습니다. 지구와 같은 대기성분과 물을 가진 행성을 발견한다면 그 곳에 생명체가 있을 확률도 높습니다. 나사를 비롯한 전세계의 우주과학기관들에서는 외계생명체 찾기에 열중하고 있는데 제임스웹망원경이 그 길을 찾아수 있을 것입니다.



제임스웹망원경이 촬영한 ‘창조의 기둥’ 모습. ‘독수리 성운’이라고도 불리는 이 성운은 지구에서 뱀자리 방향으로 6500광년 떨어져 있으며, 이 곳에서 새로운 별들이 탄생한다. 창조의 기둥은 ‘별들의 고향’이라고 할 수 있다. 사진제공=나사

제임스웹망원경 등장 이전에는 허블우주망원경이 최강의 우주망원경이었습니다. 허블망원경을 통해 우주의 나이가 137~138억년이라는 것도 알아냈고, 텅 비어 있는 줄 알았던 우주공간에서 수천개의 은하무리를 촬영하는 등 인류는 우주에 대한 새롭고 방대한 지식을 얻었습니다.


제임스웹망원경은 지구에서 390광년 떨어져 있는 ‘로 오피우키’ 성운을 관측하고 137억~138억년 전 우주 탄생(빅뱅)후 3억2000만년 뒤 생성된 ‘JADES-GS-z13-0’를 발견하고 촬영했습니다.


또 제임스웹망원경이 활동을 시작한지 1년인 지난달 기준 이 망원경을 통해 얻은 우주 관련 정보·지식으로 750여편의 논문이 쏟아졌습니다. 불과 1년 동안 제임스웹망원경이 이룬 업적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제임스웹망원경의 성능은 허블망원경의 100배라고 합니다. 이 때문에 우주의 기원을 탐구하는 인류는 제임스웹망원경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는데, 앞으로 이 망원경이 밝혀줄 우주의 어떤 비밀들을 풀어줄지 기다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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