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종희 KB회장 내정자 "금융사고 송구…내부통제 위한 디지털 시스템 구축할 것"

"은행 신용 리스크, 부코핀 정상화 최우선 과제"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 후보자가 11일 서울 여의도 KB 국민은행 본점에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오승현 기자

양종희 KB금융(105560)지주 차기 회장 내정자가 최우선 경영 과제로 신용 리스크 관리와 인도네시아 현지 계열은행 부코핀의 경영정상화를 꼽았다. 최근 잇따르는 금융권 사고에 대해서는 머리 숙여 사과하며 “내부통제 디지털 시스템을 구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 내정자는 11일 오전 출근길에 서울 여의도 KB금융 신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신용 리스크에 따른 기업 연체율 관리, 인도네시아 KB부코핀은행 정상화에 힘쓰는 한편 전환기에 나타날 수 있는 조직적인 이완현상이 없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양 내정자는 "모든 이해관계자들에게 도움이 되고 조화롭게 금융이 나아갈 수 있도록 사회적 책임 부분에도 신경을 쓰겠다"고 말했다.


최근 잇따르는 금융권 사고 대책을 묻는 질문에는 양 후보자는 고개부터 숙였다. 그는 “금융기관이 신뢰를 먹고 사는 곳인데, 우선 진심으로 죄송하고 송구스럽다”며 “임직원들이 규정을 준수할 수 있도록 내부통제의 모든 프로세스 과정에서 디지털의 도움을 받아 체계적으로 문제를 자동적으로 점검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데 적극적으로 투자할 것”이라고 했다.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 후보자가 11일 서울 여의도 KB 국민은행 본점에 출근하며 금융사고 관련 취재진의 질의에 사과하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 오승현기자

인수합병(M&A) 계획에 대해서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봤다. KB금융지주의 비은행 부문의 수익이 40%를 넘어서고 있는 만큼 전반적인 금융그룹의 포트폴리오가 잘 갖춰졌기 때문에 M&A 자체를 목적으로 접근할 필요는 없다는 판단이다. 그는 “지속가능하고 기업가치를 올릴 수 있는 점, 금융기관 뿐만 아니라 비금융도 함께 갈 수 있는 금융그룹화되고 있는 측면에서 (M&A를) 고려하겠다”고 했다.


계열사 대표 등 후속인사에 대해서는 “계열사의 경쟁력을 도모하고 임직원들의 헌신적인 노력을 이끌어낼 수 있는 리더십을 적극 발굴하겠다”고 했다. 부회장직제 유지 여부는 이사회와의 협의를 통해 판단한다는 방침이다. 그는 “부회장직은 후계자를 어떻게 하면 잘 키울 수 있을지를 고민해 만든 절차”라며 “향후 어떻게 운영할지 이사회와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양 내정자는 은행장 경험이 없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문제 될 것이 없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그는 “은행장 출신 한 사람이 모두 할 수 없기 때문에 금융그룹 지배구조 시스템에 이미 각 사업부문장, 부회장직을 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KB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지난 8일 회추위를 열고 차기 회장 최종 후보에 양 내정자를 선정했다. KB금융은 임시 주주총회 등을 거쳐 양 내정자를 최종 선임하게 된다. 임기 시작은 오는 11월 21일부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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