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證, '수장 교체' KT에 사실상 매도 리포트

"배당 정책 변경 주가에 악재"…목표가도 4만원→3만3000원 하향

김영섭 KT 대표. 연합뉴스


하나증권이 11일 KT(030200) 에 대한 투자 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낮추는 한편 목표주가도 4만원에서 3만3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주주 환원정책의 변화 가능성에 배당 투자자가 SK텔레콤(017670) 등 경쟁사로 이탈하면 주가가 추락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하나증권이 사실상의 매도 의견을 내자 이날 KT 주가는 장 초반부터 하락세를 그렸다. 오전 한때 3만650원까지 떨어졌던 KT 주가는 이후 일부 회복했지만 전 거래일 대비 3.55% 떨어진 3만1200원에 장을 마감했다.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경영진이 경영 및 배당 정책 변경 가능성을 시사했다” 면서 “장기적으로 KT의 체질 개선에 도움이 될진 몰라도 주주 성격이 변화함에 따른 단기 주가 하락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특히 KT의 이동 통신 매출 정체가 심화하고 있어 올 해와 내년 실적이 악화될 것으로 우려했다. 김 연구원은 “단기 실적을 추구하는 전략을 지양하면서 배당 성향 조정 가능성을 시사한 것은 본사 수익과 높은 배당 성향에 기초한 현 KT DPS(주당 배당금) 급감 우려를 증폭시킬 것”이라며 “경쟁사 기대 배당수익률을 감안하면 현재 KT 기대 배당수익률이 너무 낮아 주가 하락 위험이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달 7일 기자 간담회에서 김영섭 신임 KT 최고경영자(CEO)는 “주주이익 환원은 앞으로 써야 할 돈을 지금 환원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김영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배당성향 50% 이상의 주주 환원정책은 사실상 작년 말로 끝났고 신임 이사회 승인을 거쳐 적절한 주주 환원 정책을 공개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부연 설명했다. 대신 장기적으로 KT 체질을 강화하고 정보통신기술(ICT) 역량을 고도화해 미래 성장 발판을 갖추고 혁신적 서비스를 창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김 연구원은 “KT 경영진의 언급은 사실상 경영 및 배당 정책을 바꾸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며 “단기 이익 창출에 치중하지 않고 높은 DPS를 유지하는 가운데 DPS를 성장시키는 전략을 회사 목표로 삼지 않겠다는 선언이나 다름없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장기 성장성을 추구하겠다는 경영진의 의지는 높이 평가할 만 하지만 투자자들은 당장의 배당 감축 가능성에 걱정을 표할 가능성이 높다”며 “주가에 단기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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