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난을 겪는 지방 건설사 소유의 임대아파트 수 백채가 무더기로 경매에 부쳐졌다. 충남, 전북 등에서 200여 채가 헐값에 낙찰됐으며 앞으로도 순천·평택·밀양·영월·목포시 등에 지역 건설사가 소유한 임대아파트에 대한 경매가 총 140여 건이 예정돼 있다. 업계에서는 수도권과는 달리 지방의 부동산 경기가 여전히 냉랭한 가운데 경영난을 버티지 못한 건설사들의 보유 자산 처분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11일 경·공매 데이터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아파트 경매 진행 건수는 2373건으로, 이중 1020건이 낙찰돼 낙찰률은 43.0%를 기록했다. 전국 아파트 경매 낙찰률이 40%대를 기록한 건 올해 들어 이번이 처음이다. 전월(37.5%)보다는 5.5%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80.6%로 전월(80.3%) 대비 0.3%포인트 오르며 두 달 연속 80%대를 유지했다. 평균 응찰자 수는 8.0명으로 전달(7.2명)보다 0.8명 늘었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전세 순환이 안되거나 분양 전환에 실패해 충남과 전북, 전남에서 경매로 쏟아져 나온 각 지역 건설회사 소유의 임대아파트 200여 채가 저가에 낙찰되면서 전국 아파트 낙찰률을 끌어 올렸다"고 설명했다. 예로 A 건설사가 소유한 충남 당진시 석문면 내 같은 아파트 117건이 경매에 나왔는데, 지난달 2회차 매각기일에 100건이 낙찰되면서 주거시설 평균 낙찰률을 끌어 올렸다. 이 여파로 충남의 지난달 낙찰률은 54.1%로 전달 대비 30.8%포인트나 상승했다. 고금리와 미분양 사태 등 여파에 경영난을 호소하는 지방 건설사가 많아지면서 이 같은 무더기 낙찰 사례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지지옥션에 따르면 현재 순천·평택·밀양·영월·목포시 등에 지역 건설사가 무더기 경매를 신청해 매물로 나온 건수는 총 140여 개다.
서울 아파트 경매 진행건수는 190건으로 올해 들어 월별 기준 가장 많은 진행 건수를 기록했다. 낙찰률과 낙찰가율은 각각 34.2%, 85.4%로 모두 전월 보다 하락했다. 평균 응찰자 수는 6.0명이다. 5대 광역시는 대전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낙찰가율이 상승했다. 울산은 전월 대비 6.8%포인트 상승한 80.6%, 대구는 4.3%포인트 상승한 78.8%를 기록했다. 부산(76.4%)과 광주(82.5%)는 각각 3.0%포인트, 1.3%포인트 올랐다. 대전 아파트 낙찰가율은 79.4%로 전월에 비해 4.3%포인트 하락했다.
*‘집슐랭 연재’ 구독을 하시면 부동산 시장 및 재테크와 관련한 유익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생생하게 전달받으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