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4위 인구대국 겨냥…K바이오 印尼 진출 가속

양국 정상 회담 “바이오 산업 육성·협력”
식약처도 ‘국장급 실무협의체’ 운영 예정
국내 업체들 현지 합작법인 속속 설립

종근당이 2019년 인도네시아 치카랑에 준공한 합작법인 ‘씨케이디-오토’의 항암제 공장 전경. 사진제공=종근당

한국과 인도네시아 정상 회담을 계기로 양국의 경제협력이 확대되는 가운데 국내 제약·바이오 업체들의 현지 진출에 가속도가 붙을지 주목된다. 인니 제약·바이오 시장은 2021년 현재 30억 달러(한화 3조 8000억원) 규모로 세계 4위 인구 대국이라는 점에서 향후 시장이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11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8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한·인니 정상회담에서 조코 위도도 대통령과 바이오를 포함한 미래산업의 육성·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한·인니의 제약·바이오 분야 협력은 양국 정상뿐 아니라 보건당국 차원에서도 추진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인도네시아 식약청(BPOM)은 올해 6월 25일부터 29일까지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국장급 양자협력 회의를 개최하고 △국장급 실무협의체 설치 △바이오의약품, 화장품, 생약제제 분야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 개정 △인도네시아 규제당국자를 대상으로 한 혈장 분획제제 교육·훈련 프로그램 운영 추진 등에 대해 합의했다.


특히 혈장 분획제제 시장 진출은 국내 업계가 공을 들이는 분야다. 혈장분획제제는 혈액에 함유된 알부민, 면역글로불린, 항응고인자 등 특정 단백질을 변질시키지 않고 필요한 성분을 분획 추출해 정제한 의약품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필수 의약품으로 등재돼 있지만 인니를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수급 불균형이 심각하다.





SK디스커버리의 자회사 SK플라즈마는 올해 3월 인니 보건부에서 혈장 분획 공장 건설과 관련한 최종 승인을 받았다. 공장 수출 규모는 3000억원이다. GC녹십자도 올해 6월 인니 적십자, 현지 제약사 트리만과 혈액제제 임가공 및 플랜트 사업을 위한 혈장 공급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미 10여년 전부터 현지 회사들과 합작 법인을 세운 후 현지 시장을 공략하는 업체들도 있다. 종근당은 2015년 9월 인니 제약사인 오토사와 합작법인 ‘CKD-OTTO’을 설립했고 2019년 인니 최초로 할랄인증 항암제 공장을 준공했다. 앞서 대웅제약도 2012년 현지 제약사인 인피온과 합작법인 ‘대웅인피온’을 설립하고 현지 최초 바이오의약품 공장을 준공했다. 현재는 현지 최초의 바이오시밀러 의약품인 빈혈치료제 ‘에포디온’ 생산·판매해 현지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인니 현지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전 세계 이슬람 인구가 가장 많은 현지 특성을 반영해 규제 사항을 면밀히 파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인니는 2026년 10월 17일부터 모든 의약품에 대한 할랄 인증을 의무화 할 예정이다. 할랄 인증 대상 품목에 할랄 인증이 없는 경우 현지 식약청에 제품 등록 자체가 불가능하다. 업계 관계자는 “인니는 할랄 인증 등 규제가 까다로운 편” 이라며 “현지 사업을 추진 중인 업체는 직접 투자를 통한 합작법인 설립이 시간과 비용을 절감하는데 더 효과적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