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분 조기개장'에도 힘 못쓰는 파생상품

위클리옵션 등도 추가 상장했지만
일 평균 거래량 되레 10.8% 감소
거래대금 줄고 휴가철 여파인 듯


코스피 거래 대금 급감에 파생상품 시장도 활기를 잃어가고 있다. 7월 말부터 파생상품 시장이 15분 조기 개장하고 위클리옵션 상품을 추가 상장했는데도 거래량은 감소했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7월 31일 조기 개장이 시작된 후 8월 28일까지 20거래일 동안 파생상품 거래량은 1억 8428만 1000계약으로 직전 20거래일인 7월 3일부터 28일까지 1억 8914만 1000계약 대비 2.57% 줄었다.


일평균 거래량도 감소했다. 주식 선물(상장지수펀드 선물 제외)의 조기 개장 후 일평균 거래량은 401만 7000계약으로 조기 개장 전인 450만 5000계약 대비 10.8%나 감소했다. 코스피200 옵션은 같은 기간 일평균 거래량이 5.4% 감소했고 미국달러 선물과 코스피200 선물도 각각 7.2%, 3.4% 줄었다.




한국거래소는 7월 말부터 파생상품 시장 개장 시간을 기존 오전 9시에서 오전 8시 45분으로 15분 앞당겼다. 코스피200 선물·옵션과 코스닥150 선물 등 시장 대표 상품이 대상이다. 월요일 만기인 코스피 위클리옵션도 추가 상장했다. 목요일 만기였던 상품에 월요일 상품을 추가해 주말에 발생할 수 있는 위험에 효율적으로 대비하려는 목적이다. 주식 선물 25개, 주식 옵션 5개도 추가 상장했다. 이번 조치로 국내 파생상품 시장이 현물 시장에 대한 헤지 기능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은 컸다. 추가로 파생상품을 상장하고 거래 시간도 늘린 만큼 거래량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아직 조기 개장 도입 초기지만 거래량 측면에서는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원인으로는 증시 부진과 8월 휴가철이 꼽힌다. 거래소 관계자는 “8월 1일 증시가 고점을 찍고 박스권을 맴도는 데다가 통상 8월은 휴가철이 껴 있어 7월 대비 거래량이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코스피의 지난달 일 거래 대금은 10조 원대 중반을 유지했으나 8월 30일 7조 7654억 원으로 급감한 후 이달 8일에는 7조 7190억 원까지 떨어졌다.


코스피의 일 거래 대금이 7조 원대로 주저앉은 것은 올 5월 말 이후 처음이다. 코스피는 8월 1일 2668.21로 연고점을 경신했지만 이후 박스권을 맴도는 중이다. 투자심리가 약화하며 일 거래 대금도 줄었다는 분석이다.


다만 조기 개장 도입으로 장 초반 파생상품 시장 거래량은 소폭 늘었다. 거래소의 한 관계자는 “조기 개장 도입 후 8시 45분부터 9시 15분까지 거래량을 보면 도입 전 대비 거래량이 0.8% 늘었다”며 “일부 효과가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물 시장에 대한 헤지 기능 효과성은 거래소가 분석하고 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