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또 "장관 탄핵"…대정부 공세로 '단식 돌파구' 찾나

“해병 사망 수사외압…국민 명령에 항명”
민주, 이종섭 국방부 장관 탄핵 추진키로
李, 12일 오후 ‘쌍방울 의혹’ 검찰 재출석
이낙연 이어 중진도 만류…단식 강행 의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일 국회 본청 앞 단식 농성 천막에 누워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해병대원 사망 사고 수사 축소 외압 의혹’의 책임을 물어 이종섭 국방부 장관에 대한 탄핵을 공식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검찰의 ‘쌍방울그룹 대북 송금 의혹’과 관련한 재출석 요구에도 응하기로 했다. 단식이 장기전에 접어든 상황에서 정부 공세 강화로 돌파구 마련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11일 입장문을 내고 “윤석열 대통령은 장관을 해임하라는 국민의 요구를 거부했다. 진실을 밝히려 한 해병대 수사단장을 탄압한 것도 모자라 국민의 명령에 항명한 것”이라며 “국방부 장관 탄핵은 국민의 명령이다. 민주당은 이 장관을 탄핵한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이 장관이 범죄 혐의점이 있는 군대 내 사망 사고는 민간 경찰과 검찰, 법원이 수사와 재판을 하도록 돼 있는 군사법원법을 어기고 수사에 불법 개입했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의 윤석열 정부 국무위원에 대한 탄핵 추진은 지난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이어 두 번째다. 이 대표는 당초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같은 계획을 공개하려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단식 12일째에 접어들며 최고위 참석이 어려울 정도로 건강이 급격히 악화되자 서면 입장문 발표로 대체했다. 앞서 민주당은 이른바 ‘순직해병 사망사건 진상규명 특검법’을 당론으로 채택하면서 윤 대통령에게 이 장관 해임을 건의한 바 있다.


이 대표는 검찰의 12일 추가 소환 조사 요구 또한 받아들이기로 했다. 당초 의원총회 등의 일정으로 재출석이 어렵다는 입장이었지만 방향을 선회했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이 대표가) 검찰의 부당한 추가 소환 요구에도 당당히 응하겠다는 입장”이라며 “검찰이 이번 조사마저 무도하게 조작하는 등 검찰권을 남용할 경우 당이 할 수 있는 모든 권한을 사용해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대표는 12일 오후 1시 30분 출석할 예정이다.


단식 출구전략을 찾지 못해 고심하던 이 대표가 ‘국방장관 탄핵 카드’를 꺼내들었지만 실효성 여부는 아직 미지수다. 이태원 참사의 책임을 물어 이상민 장관을 탄핵시키려 했지만 헌법재판소에서 ‘기각’ 결정을 내리며 실패한 지 두 달도 채 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길어지는 단식을 멈출 명분 또한 요원하다. 이낙연 전 대표에 이어 중진 의원들까지 이 대표를 찾아가 단식을 그만할 것을 제안했지만 이 대표의 마음을 돌리지 못했다. 이 때문에 12일 오전 열리는 의총에서 의원들이 이 대표에게 단식 중단을 공식 요구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치권은 이 대표의 장기간 단식이 향후 검찰 수사에 미칠 영향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 대표가 12일 검찰 조사에 응하더라도 단식으로 인한 건강상의 문제 등을 고려할 때 장시간 조사에 응하기 어렵거나 제대로 된 답변을 하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검찰이 12일 조사 후 곧바로 영장 청구를 추진할지 아니면 이 대표의 체력 회복 등을 감안해 추후 다시 재조사를 실시할지 여부가 정국일정의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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