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현물 ETF 약점, 투자자들도 알아야"

언체인드 CEO "SEC와 분쟁, 업계 궁극적 목표에 어긋나"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현물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를 승인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한 업계 최고경영자(CEO)가 ‘회의론’을 제기했다.


지난 8일(현지시간)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조셉 켈리 언체인드 CEO는 ”금융 주권을 투자자들에게 돌려주고 거래 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하며 다양한 이해관계자들 간에 합의를 쉽게 끌어낼 수 있도록 보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SEC와의 불필요한 분쟁은 가상자산 업계의 궁극적인 목표에 어긋난다”면서 “ETF 승인을 바라는 업계의 욕망은 마치 미국 혁명가들이 제국주의를 거부하면서도 식민세 징수를 중재해 달라고 영국 의회에 애원하는 꼴”이라고 꼬집었다. 새로운 금융 시스템을 구축하려는 도전 같지만 기존 체계에 편입되길 원하는 모양새란 의미다.


일각에서는 현물 ETF 투자를 원하는 이들의 모순을 지적하기도 한다. 현물 ETF는 선물 ETF에 비해 가격변동성이 높을 수 있고 실제로 최근 100억 달러(약 13조 3180억 원) 이상의 손실이 난 사례도 있다. 자산운용사가 투자자를 대신해 비트코인 현물을 매입하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자산을 완전히 통제할 수 없다는 단점도 존재한다.


켈리는 “문제를 가까이서 경험한 사람들과는 다르게 ETF 출시를 기다리는 대부분의 투자자는 이를 인식하지 못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비트코인의 강점과 약점을 투자자들에게 전달하는 것이 우리 같은 업계 관계자들이 할 일”이라고 전했다. 이어 “투자자들은 현물 비트코인 ETF의 개념과 투자 비용을 명확히 공부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현물 ETF 출시에 찬성하는 지지자들은 앞서 그레이스케일의 ETF에 대한 SEC의 불허가 불합리하다는 법원 판결에 환호했다. 법원의 판단 이후 가상자산 시가총액은 6% 이상 상승했다. 다만 SEC가 보류 중인 비트코인 7개에 대한 심리를 모두 연기하자 다시 약세로 전환됐다. 현재 SEC는 법원에 항소를, 그레이스케일은 SEC에 재승인을 추진할 예정이다.


현물 ETF 시장 규모는 약 7조 달러(약 9315조 6000억 원)로 예상된다. 현물 ETF가 출시되면 투자자들은 비트코인을 직접 구매하고 디지털 지갑을 만들 필요 없이 ETF로 투자할 수 있다. 또 업계에선 가상자산이 공식적인 자산으로 인정받을 기회라 보고 있다. 비트코인 기반의 ETF 출시는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등을 정식 디지털 금융 자산으로 인정하는 것과 같다는 판단이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