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어진 반도체 부진에 기업 매출 4% 줄고 이익 반토막

◆ 한은 '2분기 기업경영분석'
건설, 재시공 등으로 대거 손실
부채비율은 90%로 소폭 감소

부산항 신선대부두에서 컨테이너 하역작업 하는 모습. 연합뉴스


글로벌 성장세가 둔화하는 가운데 반도체를 중심으로 정보기술(IT) 경기 회복이 늦춰지면서 올해 2분기 기업 매출이 줄어들고 이익은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성장성과 수익성이 동반 악화됐으나 미지급 배당금 지급이 이뤄지면서 부채비율은 소폭 낮아졌다.


12일 한국은행은 ‘2023년 2분기 기업 경영 분석’을 통해 올해 2분기 국내 외부감사 대상 법인 기업의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4.3% 감소했다고 밝혔다. 올해 1분기 0.4% 상승에서 하락 전환했다. 대기업(-4.8%)과 중소기업(-2.0%) 모두 매출에서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제조업이 6.9% 감소했고 비제조업도 0.7% 줄었다. 석유화학은 주요 생산국의 설비 증설과 글로벌 성장세 둔화로 수요 감소에 수출액이 줄면서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7%나 급감했다. IT 경기 부진에 서버 수요 약세로 반도체 수출이 감소하자 기계·전기전자업도 15.4%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운수업도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 하락에 매출이 14.8% 축소됐다.


수익성 지표인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3.6%로 지난해 2분기(7.1%) 대비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제조업이 2.9%, 비제조업이 4.6%를 기록했다. 제조업 중에서는 기계·전기전자업이 반도체 가격 하락으로 인한 재고자산 평가손실이 발생하면서 -1.6%를 나타냈다. 비제조업은 건설업 영업이익률이 지난해 2분기 6.5%에서 올해 2분기 3.3%로 줄었다. 건설 현장 붕괴 재시공에 따라 대규모 영업손실이 발생한 영향이다.


안정성을 보여주는 부채비율은 90.8%로 올해 1분기 95.0%보다 하락했다. 미지급 배당금 지급, 매입 채무 감소 등 비이자 발생 부채 등을 중심으로 부채가 줄었다는 설명이다. 다만 차입금 의존도는 26.0%로 전 분기 수준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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