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이번 러시아 순방에 군 수뇌부 및 군사 과업 책임자들을 데려간 것으로 확인됐다. 북러정상회담을 앞두고 박태성 당 과학교육비서(국가비상설우주과학기술위원회 위원장)와 김명식 해군 사령관이 순방에 동행한 것이다. 박 비서와 김 사령관은 각각 정찰위성과 핵추진잠수함 분야의 핵심 인사여서 이번 회담 때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관련 기술이나 장비를 얻으려 한다는 관측에 한층 힘이 실리게 됐다.
12일 러시아와 일본 매체에 따르면 김 위원장을 태운 전용 열차는 10일 오후 평양에서 출발해 이날 북러 접경 지역인 하산역에 도착했다. 김 위원장은 하산역에서 환대를 받은 뒤 러시아 우수리스크까지 이동했다. 당초 13일까지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리는 동방경제포럼(EEF)에 참석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날 것으로 전망됐지만 김 위원장의 전용 열차는 연해주를 따라 북쪽으로 올라갔다. 이에 북러정상회담은 블라디보스토크가 아닌 다른 장소에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러시아 언론은 이와 관련해 “푸틴 대통령이 보스토치니우주기지를 방문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보스토치니우주기지는 러시아의 첨단 기지로 북러정상회담이 이곳에서 진행될 가능성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김 위원장의 전용기는 별도로 이날 블라디보스토크공항에 도착한 모습이 포착됐는데 한국 및 서방국가들의 김 위원장 동선 추적에 혼란을 주려 한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이번 북러정상회담에 군 수뇌부를 전면에 배치했다. 김 위원장을 수행한 박 비서는 군사 정찰위성 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인물이다. 다음 달 3차 정찰위성 발사를 앞두고 러시아로부터 오류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 사령관은 핵추진잠수함 개발 등에서 러시아와 소통할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대통령실 관계자는 북러정상회담과 관련해 “러시아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으로서 책임 있는 행동을 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속보] 푸틴 "보스토치니 우주기지 방문 계획"…김정은 만날 가능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