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올해와 내년 유로존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고금리와 고물가, 내수 부진 등이 주요 원인이지만 기후위기도 한몫했다. 이에 따라 14일(현지 시간)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회의에서 금리가 동결될 것이라는 데 무게가 실리고 있다.
11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EC)는 올해 유로존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의 1.1%에서 0.8%로, 내년은 1.6%에서 1.3%로 낮춰 잡았다. 세부적으로 유럽 경제성장의 엔진 역할을 했지만 이제는 ‘유럽의 병자’로 불리고 있는 독일이 올해 -0.4%로 역성장할 것으로 분석됐다. EC는 3개월 전 독일의 올해 성장률을 0.2%로 봤지만 소비 회복세가 예상보다 약해 마이너스로 하향 조정했다. 네덜란드도 1.8%에서 0.5%로 대폭 깎였다.
EC는 유로존 성장률을 하향한 이유로 고물가에 따른 내수 부진과 고금리를 꼽았다. 또 극단적 날씨도 한 원인으로 지목했다. 일부 국가들은 관광산업이 국내총생산(GDP)의 5분의 1을 차지할 정도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데 이상 고온과 산불 등으로 관광 업계가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14일 열리는 ECB 회의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시장은 EC가 성장률과 물가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는 점에서 단기 수신금리를 3.75%로 동결할 것이라는 데 힘이 실리고 있다. ECB는 지난해 7월부터 9회 연속으로 금리를 4.25%포인트나 올렸다. 다만 클라스 크노트 네덜란드 중앙은행 총재가 이달 6일 “시장이 금리 인상 가능성을 아마도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지적해 금리가 오를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