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섭(사진) 국방부 장관이 사의를 표명했다. 야당이 해병대 채 모 상병 순직에 대한 책임론을 제기하며 이 장관 탄핵을 추진하자 사의를 먼저 표명해 국방 공백을 최소화하겠다는 취지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 장관의 사표를 수리하고 이르면 13일 국방부와 문화체육관광부·여성가족부 등 일부 부처에 대한 개각에 나설 예정이다.
12일 국방부 등에 따르면 이 장관은 이날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진행된 국무회의 종료 이후 김대기 비서실장에게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장관은 더불어민주당이 탄핵을 밀어붙이는 상황에서 국방 공백을 우려해 선제적으로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이 이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강행 처리하면 헌법재판소 결정이 선고되기까지 수개월 동안 대통령의 인사권이 묶인다. 국무위원 탄핵소추안은 재적 의원 3분의 1(100명) 이상 발의와 재적 의원 과반수(150명) 찬성으로 의결된다. 현재 원내 과반 의석을 가진 민주당은 탄핵안을 단독으로 처리할 수 있다. 만약 민주당이 실제 탄핵안을 발의하고 국회 본회의 의결까지 밀어붙인다면 수개월간 국방부 장관은 공석이 된다.
특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무기 지원을 논의하는 등 동북아시아 안보 상황이 엄중하고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사의를 표명했다는 분석이다.
윤 대통령은 13일 개각을 전격 단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문체부·여가부가 개각 대상이다. 사의를 표명한 이 장관 후임으로는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이 거론되고 있다. 문체부 장관은 유인촌 대통령실 문화체육특보가, 여가부 장관은 김행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대통령실은 이 장관의 사표가 수리됐는지와 개각 시기 등에 대해 확인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