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빌 게이츠와 틀어진 이유… "기후변화 맞선다며 테슬라 공매도"

월터 아이작슨 ‘일론 머스크’ 전기서 공개
게이츠-머스크 관계 틀어진 결정적 사건
테슬라 공매도 건 두고 머스크 “게이츠 위선”

빌 게이츠 MS 창업자. AP연합뉴스

“어떻게 기후변화와 싸우는 데 열정적인 사람이 그것을 위해 가장 많은 일을 하는 회사에 대한 투자를 줄이는 일을 할 수 있나요.”(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앙숙으로 꼽히는 머스크 CEO와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가 결정적으로 틀어진 계기는 게이츠가 테슬라를 공매도한 것이 직접적인 발단이 된 것으로 드러났다.


11일(현지 시간) 작가 월터 아이작슨이 전기 ‘일론 머스크’의 이달 12일 출간을 앞두고 미 경제 방송 CNBC에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머스크의 자선 기금을 둘러싸고 게이츠가 기후변화 문제에 기부를 해달라고 요청하자 머스크가 공매도 건을 문제 삼으면서 두 사람은 얼굴을 붉히게 됐다.


지난해 3월 게이츠가 먼저 머스크에게 자선 활동과 기후 문제에 관해 이야기하고 싶다고 메시지를 보냈고 머스크가 응답해 이들은 테슬라 공장에서 만났다. 이 자리에서 게이츠가 머스크에게 기후변화 해결을 위해 기부 활동을 해달라고 요청하자 머스크는 묵은 앙금을 꺼냈다. 머스크는 “게이츠의 말이 헛소리”라며 게이츠가 테슬라 주식을 공매도해 15억 달러의 손실을 본 일을 언급했다. 공매도는 주가가 하락할 것을 예상하고 해당 주식을 빌려 매도한 뒤 주가가 하락하면 싼값에 되사들여 차익을 보는 매매 기법으로 기업들에는 공포의 대상이다.


이에 게이츠가 테슬라 공매도 건을 사과했지만 머스크는 앙금을 풀지 않았다. 머스크는 이후 아이작슨에게 “어떻게 기후변화를 위해 일한다면서 기후변화에 가장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회사의 실패에 베팅해 돈을 벌려고 하느냐”며 게이츠가 위선적이라고 비난했다. 아이작슨은 “공매도 세력은 머스크의 내면에 있는 지옥을 가득 채우고 있다”고 표현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창업자. AFP연합뉴스

게이츠가 재차 사과하며 기부를 요청하자 머스크는 “기후변화를 해결하기 위해 가장 노력하는 회사인 테슬라에 대해 대규모 쇼트(공매도) 포지션을 취하고 있는 상황에서 기후 관련 기부 활동을 진지하게 받아들일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후에도 앙금이 풀리지 않은 머스크는 X(옛 트위터)에 게이츠를 조롱하는 사진을 올렸다. 게이츠 역시 아이작슨에게 머스크에 대한 감정을 털어놓았다. 머스크에 비하면 게이츠는 상대적으로 호의적이라는 게 아이작슨의 설명이다. 게이츠는 위성통신 서비스인 스타링크를 추켜세우며 “내가 20년 전에 시도했던 것을 실현한 것”이라며 “우리 시대에 과학과 혁신의 한계를 넘어 그보다 더 많은 일을 한 사람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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