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보증, IPO 본격 개시…‘몸값’ 최대 3.6조 [시그널]

희망 공모가 3만 9500~5만 1800원
내달 25~26일 청약 거쳐 11월 상장
기준 시가총액 최대 3조 6168억 원
적정 몸값 높이기 위해 피어 선정 고심
PBR 1.68배 트래블러스 피어에 포함

서울보증보험 본사. 사진 제공=서울보증보험

서울보증보험이 코스피 상장을 위한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최대 약 3600억 원 조달에 나섰다.


서울보증은 12일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전액 구주 매출 형태로 2758억~3617억 원(698만 2160주)을 공모하겠다고 밝혔다. 희망 공모가 범위는 3만 9500~5만 1800원,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은 2조 7580억~3조 6168억 원이다. 대표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006800)과 삼성증권(016360)이 공동으로 맡았다.


서울보증은 국내외 기관투자가들을 대상으로 다음 달 13~19일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수요예측 흥행을 위해 이달 말부터 국내와 해외에서 딜 로드쇼(DR)도 개최한다. DR에는 서울보증 최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 관계자들도 참여해 상장 후 예보 지분매각 로드맵을 기관투자가들에게 설명할 예정이다. 서울보증은 금융위원회 산하 공적자금관리위원회 논의를 거쳐 다음 달 23일 공모가를 확정, 25~26일 일반 청약을 받은 뒤 11월 3일 코스피 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高PBR 비교 기업군에 넣고, 공모가 상단 할인율 줄이고

서울보증의 기업공개(IPO)가 6조 원에 달하는 정부의 공적 자금 회수를 위해 계획된 만큼 서울보증은 최대한 높은 몸값을 인정 받아야 한다. 정부는 1999~2001년 예금보험공사를 통해 총 10조 2500억 원의 공적 자금을 서울보증에 투입했는데 지금까지 4조 6136억 원만 회수했다.


나머지 자금을 회수하기 위해 93.85%에 달하는 예보 지분을 ‘코스피 상장을 통한 지분 매각(10% 이상)→상장 후 추가 지분 매각(최대 33.85%)→경영권 지분 매각(50%+1주)’ 순으로 매각한다는 게 정부 구상이다. 하지만 공모가가 희망가 범위 상단으로 확정돼 3617억 원(지분 10%)을 받더라도 추가로 회수해야 하는 공적자금(5조 6364억 원) 기준으로 보면 6.4%에 불과하다.


서울보증은 가치평가(밸류에이션)를 두고 많은 고민을 했다. 서울보증은 희망 공모가 범위 산출을 위해 총 4곳의 유사 기업 그룹을 선정했다. 국내 기업으로는 삼성화재(000810)해상보험·DB손해보험(005830), 해외 기업으로는 유로넥스트 상장사인 프랑스의 코파스와 뉴욕 증권거래소 상장사인 트래블러스가 유사 기업 그룹에 포함됐다. 이들의 평균 주가순자산비율(PBR) 0.95배에 올 상반기 말 서울보증의 순자산가치 4조 8158억 원을 곱해 구한 적정 시가총액이 4조 5560억 원이다.


주목할 대목은 미국 보험사 트래블러스의 PBR이 1.68배로 나머지 3개사(삼성화재 0.67배, DB손해보험 0.48배, 코파스 0.97배) 보다 다소 높다는 점이다. 트래블러스를 제외한 평균 PBR 0.7배를 적용한 서울보증 적정 시가총액은 3조 3710억 원이다. 트래블러스를 포함시켜 1조 원 넘게 시가총액을 끌어올릴 수 있었던 셈이다. 서울보증은 트래블러스를 피어 그룹에 포함한 이유에 대해 “영업이익률 10% 이상을 기록하며 안정적인 수익성을 기록하고 있는 점 등의 재무유사성과 보증(Surety) 분야 중심으로 한 보증보험업 전반의 유사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트래블러스는 보험료 수취액 기준 글로벌 6위의 종합보험회사다.


또 서울보증은 적정 시가총액을 토대로 계산한 주당 평가가액에 20.79~39.6%의 할인율을 적용해 공모가를 구했다. 최근 2년 간 코스피 시장 신규 상장 기업의 평가액 대비 할인율 평균은 24.12~38.67%다. 즉, 공모가 하단을 평균 대비 소폭 낮춘 대신 상단은 비교적 높게 열어둔 셈이다.


“지분 대규모 매각 시 보통주 가격 하락 가능성”

서울보증의 상장일 유통 물량 비중은 14.07%로 낮게 형성됐다. 공모 후 지분율이 83.85%인 예보가 지분 전체에 대해 상장일로부터 6개월 간 의무보유 기간을 설정한 덕분이다. 다만 예보가 서울보증 상장 후 2~3년에 걸쳐 지분 추가 매각을 예정하고 있어 투자자들로서는 중장기적 ‘오버행(대규모 물량 매각)’ 우려가 불가피하다.


예보는 구체적인 지분 매각 방법, 1회 매각 물량, 매각 가격 등은 추후 논의를 통해 결정할 계획이란 입장이다. 서울보증은 증권신고서에 “예보는 지분 매각 시 각 회차당 매각 물량을 조정하는 등 방법으로 가능한 시장에 충격이 가해지지 않도록 매각을 진행할 예정”이라면서도 “당사 보통주가 대규모로 매각되는 경우 금번 공모를 통해 상장되는 당사 보통주 가격이 하락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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